- 2005년 첫 공동성명 채택땐
- 실무급 협상 2년 걸려 완성
- 이번엔 지도자 직접 나서는
- ‘톱 다운 방식’ 효용 증명
- 남북 관계 이어 북미·북중
- 관련국 지지 기반 비핵화 진행
2005년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13년 만에 평양에서 발표된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은 북한이 불가역적인 핵폐기 조치를 정상급에서 취한 첫 사례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반도를 둘러싼 북핵 외교에서 처음으로 북한 핵폐기가 언급됐던 ‘9·19 공동성명’(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4차 6자회담에서 발표)을 견인했던 외교부는 ‘평양공동선언’을 한반도 주변국들에게 설명하고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진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프라자에 마련된 메인프레스센터를 방문해 취재진에게 이번 회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톱-다운 방식 효용 증명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프레스 센터’에서 비핵화 분야 성과와 관련, “어제는 9·19 공동성명이 채택된 지 13년째 된 날이었다. 그 이후 북한이 불가역적으로 핵폐기 조치를 하겠다고 정상급은 물론이고 어떤 급에서도 말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9·19 공동성명으로 갈 때까지 시간은 2년 이상 걸렸다. 지금 여기에서 이뤄지고 있는 핵 폐기로 막 달음질치는 이런 수준의 이야기는 사실은 과거에는 쉽게 볼 수 없었다”며 “지금 현재 이뤄지고 있는 정상급에서의 톱 다운(Top-down) 방식의 효용도 증명이 됐다”고 강조했다.
북핵 관련 회담에서 ‘톱-다운 방식’이란 실무급 논의가 진전되지 않을 때 국가나 정치체제의 최고 지도자가 나서서 실마리를 푸는 접근법이다.
북한이 전날 단계적 폐쇄를 약속한 동창리 미사일 시설, 영변 핵시설의 북한 핵능력의 비중에 대해 이 본부장은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만일 그것(영구적 폐기)만 이뤄진다면 북한 핵위기가 시작되는 1990년대 초부터 약 30년간 한 번도 가보지 못한 땅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 “비핵화 프로세스 진행될 것”
문재인 정부의 북한 비핵화 방식은 참여정부 때 6자 회담의 틀에서의 일괄적인 타결이 아니라 남북 관계를 풀고 이를 지렛대 삼아 북미, 북중 관계에서 비핵화 진전을 이루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본부장은 “북한이 영변시설에 대해서 불가역적인 폐기를 얘기한 만큼 각종 외교적인 절차와 협상을 통해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할 때”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남북 정상회담 서울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관련국 모두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프로세스가 진행되고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 상황과 관련해 ‘김정은 위원장의 서한을 사흘 전에 받았다. 매우 좋은 소식이다. 엄청난 진전이 있었다’고 말했다”며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내 비핵화 완성 등 북미 간 근본적 관계 전환 협상에 즉시 착수한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평양 정상회담 결과와 향후 전망’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북한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평화의 길은 지뢰밭으로 덮여있다”면서도 “문 대통령이 좋은 역할을 많이 해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프로세스가 진행될 것이고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옥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