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 정상 부부 케이블카 동승
- 문 대통령 “소원이 이뤄졌다”
- 천지에 손 담그고 물도 담아
- “김 위원장 서울 오면 환대 보답
- 국민도 관광하는 시대 올 것”
- 동행한 리설주 “백두서 해맞이
- 한라서 통일맞이” 옛말 언급
- 김정숙 여사, 백두·한라 ‘합수’
지난 19일 ‘평양공동선언’으로 뜻을 모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오전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두 손을 맞잡고 ‘번쩍’ 들어 올렸다. ‘하늘이 허락해야만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는 이날 오전 중 구름이 낄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가 있었음에도 두 정상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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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내외와 백두산 천지를 산책하던 중 천지 물을 물병에 담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이날 오전 9시30분께 문 대통령 내외와 김 위원장 내외는 백두산 천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장군봉에 거의 비슷한 시간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 쪽에서는 천지로 내려갈 수 없어 중국 사람들이 부러워한다”는 설명과 함께 “백두산에는 사계절이 다 있다”고 말했다. 리설주 여사도 “7, 8월이 제일 좋다. 만병초가 만발한다”며 옆에서 거들었는데, 문 대통령은 “그 만병초가 우리 집 마당에도 있다”며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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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가 케이블카를 타고 천지로 향하는 모습.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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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 4·27 정상회담 당시 했던 말을 언급하며 “한창 백두산 등정 붐이 일어서 우리 측 사람들이 중국 쪽으로 백두산을 많이 올랐다. 그때 나는 중국으로 가지 않겠다, 반드시 우리 땅으로 해서 오르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세월이 금방 올 것 같다가 멀어져서 못 오르나 했는데 드디어 소원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오늘은 적은 인원이 왔지만 앞으로는 남측 인원, 해외동포들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할 것이다. 분단 이후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으니까”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오게 되고, 남쪽 일반 국민도 백두산을 찾는 시대가 곧 올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백두산을 소재로 이야기꽃을 피우던 두 정상과 수행원들은 자연스럽게 남한의 한라산으로 화제를 옮겼다. 문 대통령이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그냥 내린 비를 머금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가물 때는 조금 마른다”고 말하자, 김 위원장이 옆에 있던 보장성원에게 천지의 깊이를 물었다. 이에 옆에 있던 리설주 여사가 “325m다”고 설명하며 “백두산에 전설이 많다. 용이 살다가 올라갔다는 얘기도 있고 아흔아홉 명의 선녀가 물이 너무 맑아 목욕하고 올라갔다는 전설도 있는데, 오늘은 또 두 분께서 오셔서 또 다른 전설이 생겼다”고 추켜세웠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김 위원장에게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은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고 거들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한라산 정상에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 우리 해병대 1개 연대를 동원해 만들도록 하겠다”며 농담을 던져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리설주 여사가 “우리나라의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는다는 게 있다”고 하자 김정숙 여사는 “한라산 물을 갖고 왔다. 천지에 가서 반은 붓고 반은 백두산 물을 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는 실제 천지로 내려가 500㎖ 병에 담아온 물 일부를 천지에 뿌리고, 천지 물을 그 병에 담았다. 장군봉에서는 천지로 내려가는 케이블카가 있는데, 두 정상과 일행은 케이블카를 이용해 천지로 이동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백두산 동반 방문에 대해 “백두산 천지를 배경으로 선 남북 두 정상 내외, 1년 전에는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두 정상 부부가 백두산에 선 그 장면만으로도 국제사회에 굉장히 감동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두산·서울공동취재단=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