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봉행사 첫 가족끼리 점심식사
- 北가족 ‘개성고려인삼’ 선물 눈길
남북 이산가족들이 상봉 행사 이틀째인 21일 개별 및 단체 상봉을 이어가며 전날 못다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김병오(88) 할아버지는 여동생의 순옥(81) 씨의 손을 꼭 잡고 “우리 여동생 예쁘지 않으냐”며 자랑했다. 여동생도 여든을 넘어 할머니가 됐어도 김 할아버지의 눈에는 예쁜 여동생이기만 했다.
 |
|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둘째 날인 21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단체상봉 때 남측 황우석(89·가운데) 할아버지가 북측 딸 황영숙(71·왼쪽) 할머니와 함께 건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이산가족들은 이날 단체상봉에서 한결 편안해진 표정으로 화기애애하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전날 첫 상봉에서 재회의 감격에 눈물바다가 됐던 것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89명의 남측 이산가족과 동반 가족 등 197명은 북측 가족 185명과 함께 앞서 이날 오전 10시10분부터 3시간가량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가족끼리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이들은 객실로 배달된 도시락도 함께 먹었다. 북측이 준비한 도시락은 삼색찰떡, 오이소박이, 닭고기편구이, 낙지후추구이, 오이절임, 삼색나물, 숭어완자튀김, 돼지고기 빵가루튀김, 금강산 송이버섯 볶음, 소고기볶음밥, 사과, 가시오갈피차, 금강산 샘물 등으로 구성됐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마다 개별상봉 시간은 있었지만, 가족끼리만 식사한 것은 처음이다.
이영부(76) 할아버지는 개별상봉에 대해 “아무래도 자유롭고 훨씬 낫다”고 말했고, 따로 점심을 한 데 대해선 “얼마나 맛있어. 기분도 좋고”라며 흐뭇해했다. 일부 남측 가족은 외금강호텔까지 북측 가족을 배웅하러 나왔다가 호텔 정문에서 “여기까지요. 나중에 또 뵈니 거기서 만나요”라는 우리 측 관계자의 제지를 받고서야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남북의 가족들은 개별상봉 시간을 이용해 가져온 선물도 교환했다. 개별상봉을 위해 외금강호텔로 들어오는 북측 가족 중에는 ‘개성고려인삼’ 등 남측 가족에게 줄 선물을 든 이가 눈에 띄었다. 북측 가족들의 손에는 백두산 들쭉술과 대평곡주 등 북측 당국이 준비한 선물도 하나씩 들려 있었다. 남측 가족들이 준비한 선물은 북측 가족에 직접 전달되지는 않았고 북측 당국이 일단 따로 모았다가 추후 가족들에게 전달한다고 통일부 관계자는 전했다.
이산가족들은 마지막 날인 22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작별 상봉 및 공동 중식을 끝으로 사흘간의 짧은 만남을 마무리하고 금강산을 출발해 귀환한다.
금강산=공동취재단·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