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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가 끼니마다 납북된 형 밥상 차리더니 조카 만나”

이산가족 상봉 이모저모

  • 금강산=공동취재단·박태우 기자
  •  |   입력 : 2018-08-20 21:18:45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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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살때 생이별한 아버지와 아들
- 한 번도 본적 없는 삼촌과 조카
- 납북자·국군포로 가족 사연 등
- 60여 년만에 다시 얼굴 맞대자
- 상봉장은 ‘눈물바다’로 변해

20일 금강산호텔에 마련된 남북 이산가족 단체상봉 행사장은 짧게는 65년, 길게는 68년 만에 혈육을 만나 부둥켜안은 가족들이 흘린 눈물로 채워졌다.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1회차 첫날인 20일 남측 이산가족상봉단을 태운 버스가 강원도 고성군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금강산으로 향하고 있다. 2년 10개월 만에 재개된 이산가족 상봉은 이날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진행된다. 사진공동취재단
남측의 이금섬(92) 할머니는 상봉장에 도착해 아들 리상철(71) 씨가 앉아 있는 테이블에 오자마자 아들을 끌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아들 상철 씨도 어머니를 부여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상철 씨는 어머니에게 아버지의 사진을 보여주며 “아버지 모습입니다. 어머니”라며 오열했다. 이금섬 할머니는 전쟁통에 가족들과 피난길에 올라 내려오던 중 남편과 아들 상철 씨 등과 헤어져 생이별을 견뎌야 했다. 이 할머니는 아들의 손을 꼭 잡은 채 가족사진을 보며 “아이들은 몇이나 뒀니. 아들은 있니”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이금섬 할머니처럼 이번에 북에 있는 자녀를 만나는 이산가족은 일곱 가족이다. 형제·자매와 재회하는 이들이 20여 명이며, 조카를 비롯해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3촌 이상의 가족을 만나는 이가 상당수를 차지했다.

아들과 상봉한 이기순(91) 할아버지는 상봉 전 취재진과 만나 “내 아들이 맞다면 여러 말을 안 해도 하나만 물어보면 알 수 있다”며 두 살 때 헤어졌던 아들과의 만남을 설렘 속에 기다렸다. 한신자(99) 할머니는 북한에 두고 온 두 딸 김경실(72) 경영(71) 씨를 만났다. 전쟁통에 두 딸을 친척 집에 맡겨둔 탓에 셋째 딸만 데리고 1·4후퇴 때 남으로 내려오면서 두 딸과 긴 이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한 할머니의 아들인 김경석 씨는 “어머니가 ‘고생해서 살았을 거다’라고만 하신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국군포로 한 가족과 전시 납북자 다섯 가족도 눈물의 첫 만남을 가졌다. 남측 이산가족이 상봉을 원했던 국군포로와 전시 납북자 당사자들은 모두 세상을 떠나 북쪽의 남은 가족과 만났다. 최기호(83) 씨는 의용군으로 납북된 세 살 위 큰형 영호 씨가 2002년 사망해 조카들과 대면했다. 최 씨는 방북 전 취재진에 “어머님이 형을 특히 그리워하셨다. 끼니마다 꼭 형이 먹을 밥을 떠서 상에 올리고 ‘밥공기에 물이 맺히면 네 형은 살아있는 것’이라 말씀하셨다”면서 “밥이 뜨거우니 당연히 물방울이 맺히지. 잘 살아있으리라 생각하신 걸 그리 표현하신 것 같다”고 회고했다. 이어 어린 시절 장난을 친다고 형에게 오줌을 누다가 미끄러진 일을 기억해내며 “형의 성격이 참 순했다. 이렇게 조카라도 상봉하게 돼 감개가 무량하다”고 털어놨다.

아버지가 납북된 이영부(76) 씨는 북측의 조카들과 마주 앉았다. 평북 용천이 고향인 이 씨는 전쟁 때 아버지가 서울 종로구 혜화동에서 동네 통장으로 일하다 자신이 열 살 때인 1950년 9월 납북됐다고 설명했다. 이 씨의 어머니는 생활고로 30대 후반인 1962년 세상을 떠났다.

남편이 납북된 홍정순(95) 씨도 북쪽의 가족을 만났다. 공무원이었던 홍 씨의 남편은 6·25전쟁 발발 직후 북한으로 끌려갔고 생사가 확인되지 않는다고 홍 씨는 전했다. 금강산=공동취재단·박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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