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산구 한서병원 앞에 설치
- 경남도지사·창원시장도 애도
- “정치가 허망하다는 생각 들어”
- 37도 찜통더위에도 시민 발길
- “가슴이 먹먹해 말이 안 나온다”

진보정치 1번지이자 노동운동 메카인 경남 창원의 시민들이 정의당 노회찬 의원의 투신 사망으로 허탈감에 빠졌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24일 창원 성산구 한서병원 앞 문화마당에 마련된 고 노회찬 의원 시민분향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하고 있다. 오마이뉴스 제공

24일 성산구 한서병원 앞 문화마당에 마련된 노 의원의 시민분향소에는 고인을 기리는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틀째 이어졌다. 이들은 한결같이 비통함과 미안함에 눈물을 글썽이며 가슴 아파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허성무 창원시장도 분향했다.

김 지사는 “존경하는 분을 잃어 마음이 너무 아프고 정치가 허망하다는 생각마저 든다”며 애도했다. 앞서 전날 밤엔 페이스북을 통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것이 더 힘들고 가슴 아프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허성무 시장도 분향 후 “너무나 급작스럽고 충격적인 비보를 접했다. 형언할 수 없는 슬픔과 비통함에 어찌할 바 모르는 하루를 보냈다”며 “106만 창원시민을 대표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며 고인이 못다 이룬 유지를 잘 헤아려 받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고 기온이 37도까지 치솟은 폭염에도 불구하고 시민과 지역 노동계, 정치권의 추모 발길도 이어졌다.

시민 조모(35) 씨는 “가슴이 먹먹해 말이 나오지 않는다. 평소 청렴하고 깨끗한 사람일수록 작은 흠집에 무너지는 것 같다”고 애통해 했다. 이모(50) 씨는 “서울의 빈소를 찾아가려다가 여의치 않아 이곳을 찾았다”며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정의당 경남도당 여영국 위원장 등 경남도당 관계자들은 이날 내내 추모객을 맞으며 눈물을 흘렸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오는 27일 국회에서 열리는 영결식에 참석할 조문단을 구성하기로 하고 25일 오후 6시까지 참여 신청을 접수한다.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심상정 의원이 조문을 마친 KTX 해고 승무원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 의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과 경기도 고양시 심상정 의원의 사무실에도 하루종일 정치권뿐 아니라 각계각층 인사와 시민들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고 넋을 기렸다.

노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구는 진보정치 1번지로 노동계의 영향력이 아주 크다.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진보진영 후보로는 처음으로 2004년 국회의원에 당선돼 재선까지 했고, 노 의원은 2016년 20대 총선 때 민주노총 단일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당시 지역 진보 정치권과 노동계는 이곳 성산구를 탈환할 히든카드로 노 의원에게 출마를 권유했다. 이를 받아들인 노 의원은 51.5%를 득표해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를 누르고 3선에 성공했다.

정의당은 노 의원의 장례식을 사흘은 정의당장(葬)으로, 나머지 이틀은 국회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노수윤 김희국기자 synho@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