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통해 시베리아 횡단철도(TSR)가 내가 자란 한반도 남쪽 끝 부산까지 다다르기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과 북한이 유라시아의 새로운 가능성에 동참하고 유라시아의 공동번영을 이뤄내는 데 함께하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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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 러시아 모스크바 하원을 방문, 우리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설하고 있다. 모스크바 연합뉴스 |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날 러시아 하원 ‘두마’에서 연설을 한 문 대통령은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언급하면서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될 것이며,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신북방정책’이 러시아의 ‘신동방정책’에 호응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한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번영의 주춧돌이라 생각한다. 그동안 진심으로 (그렇게 하도록)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대통령 당선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고 특사를 파견해 북핵 문제와 극동개발을 논의한 점,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설치 및 신북방정책 발표 등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 1월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방문 당시 쇄빙LNG선 ‘블라디미르 루자노프’호 시범 출항 현장에 참석했던 사실도 언급했다. 이와 함께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푸시킨 등 러시아 문호들의 작품은 한국에서 ‘휴머니즘 교과서’가 돼 정신적 가치의 중요성을 남겨줬고, 한국과 러시아는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라는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수교 30주년이 되는 2020년을 앞두고 양국의 협력 확대 방안으로 ▷미래성장 동력확충 ▷극동개발 협력 ▷국민복지 증진과 교류 기반 강화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러시아의 기초과학을 한국의 정보통신기술(IT)에 접목하고, ‘나인브릿지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가 추진하는 ‘2024 국가발전 목표’ 중 국민보건 향상을 위해 한국형 종합병원을 러시아 스콜코보에 설립하는 것 등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하원 연설 이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를 면담했다. 방러 이틀째인 22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세 번째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양국의 공조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북아 전체가 향후 다자 평화안보 협력체제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방러 마지막 날인 23일에는 로스토프나도누로 이동, 2018월드컵 한국-멕시코 조별 예선전을 관람하며 한국 선수단을 격려한 뒤 24일 귀국한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