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20년 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직후부터 지난해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의 사회변화상을 환기했다. 그러면서 새 정부의 책무가 ‘더욱 민주적이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나라’ 만들기임을 강조하면서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을 바탕으로 하는 국정운영 방안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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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자유한국당 의원들과 인사하고 있다. 한국당 의원들은 ‘근조 리본’을 달고 본회의장에 들어와 시정연설 도중 ‘공영방송 장악 음모! 밝혀라’ 등의 문구가 적힌 대형 펼침막을 들고 항의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 사람중심경제
- 소득주도 성장·혁신·공정
문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사람 중심 경제’를 수차례 강조하면서 “결코 수사가 아니다. 우리 경제의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람 중심 경제는 일자리와 늘어난 가계소득이 내수를 이끌어 성장하는 경제(소득주도 성장)다. 혁신창업과 새로운 산업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경제(혁신 성장)이며, 모든 사람, 모든 기업이 공정한 기회와 규칙 속에서 경쟁하는 경제(공정경제)”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내년도 예산 중) 일자리 예산(19조2000억 원)이 청년에게 가장 절실하다. 공공부문이 고용 창출을 선도하고, 국민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대로 제공할 수 있도록 했다. 경찰, 집배원, 근로감독관 등 민생현장 공무원 3만 명을 늘리고, 보육, 요양 등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1만2000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중소기업 추가 채용 2만 명으로 확대 ▷고용을 늘린 중견·중소기업에 세제 지원 확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중소기업에 지원금 및 세제 지원 확대 ▷임금을 인상한 중소기업의 세액공제율 확대 등을 소개했다.
이 밖에도 ▷주거급여, 교육급여 인상으로 기초생활보장 급여 현실화 ▷5세 이하 아동수당 도입(내년 7월부터 월 10만 원씩 지원) 등 예산안 내용을 설명했다.
# 반칙·특권 추방
- 공수처로 권력기관 수사강화
문 대통령은 “경제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불공정과 특권의 구조를 바꾸겠다”며 “국민 누구라도 낡은 질서나 관행에 좌절하지 않도록, 평등하고 공정한 기회를 갖도록 바꿔나가겠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적폐 청산”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국가정보원은 국민의 정보기관으로 탈바꿈해야 하며 국민만을 바라보는 검찰이 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법안이 통과되면, 대통령인 나와 주변부터 공수처의 수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발생한 공공기관 채용 비리를 언급하면서 “채용 비리 실태를 철저히 규명해 부정행위자는 물론 청탁자에게도 엄중한 책임을 묻는 시스템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 한반도 평화
- 핵개발·보유 일각 주장 일축
문 대통령은 “우리가 이루려는 것은 한반도 평화”라고 대원칙을 제시한 뒤 “어떤 상황에서도 한반도에서 무력 충돌은 안 된다. 한반도에서 대한민국의 사전 동의 없는 군사적 행동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재차 확인하면서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용납할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우리도 핵을 개발하거나 보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독자적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반입을 촉구하는 국내 일각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민족의 운명은 우리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운전자론’을 다시 피력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한·미·일이 주도하는 제재와 압박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복귀시키려는 수단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앞에서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따로일 수가 없다”며 ‘여·야·정 상설 국정협의체 구성’ 등 ‘초당적 협조’를 촉구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