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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재천명…공약 파기 인정하고 사과는 빠져

文, 권고안 수용 메시지 내용·전망

  •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  |   입력 : 2017-10-22 22:53:54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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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론 결과 승복 때 민주주의 완성”
- 공론화 과정 중요성 강조… 확대 시사
- 안전성 확보·비리 등 후속조치 지시
- 해외 원전 해체시장 선점 지원 밝혀
- 야권 “탈원전 국회서 논의해야” 비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고리5·6호기 공론화 결과에 대한 대통령 입장’이라는 서면 메시지에서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공론화위)의 건설 재개 권고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탈원전’이라는 정책 기조 추진에는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신고리5·6호기 백지화’라는 대선 공약을 파기하게 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신고리5·6호기 문제가 탈원전 정책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재개 권고를 전폭적으로 수용하면서도 ‘탈원전’ 정책 기조는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사진은 영구정지된 고리1호기 전경. 국제신문DB
■ “해외 원전 해체시장 선점 지원”

문 대통령은 이날 탈원전 정책의 신호탄 격인 원전해체연구소를 동남권에 설립하는 한편 해외 원전 해체시장을 선점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문 대통령의 신고리5·6호기 건설 재개 결정에 따라 정부의 탈원전 및 에너지 정책 등의 방향도 잡히면서 이른 시일 내에 원전해체연구소 설립 방안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특히 고리1호기 해체와 관련해 부족한 기술을 보완해 원전 해체산업 육성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월성1호기도 중단하겠다는 뜻을 밝혔는데, 월성1호기의 경우 전력수급 안정성을 봐가며 가동 중단 시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월성1호기는 2012년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중단했으나, 원자력안전위원회는 2015년 2월 월성1호기의 재가동을 허가했다.

다만, 문 대통령은 서면 입장문에서 공약 파기에 대한 사과를 하지는 않았다. 대신 “민주주의는 토론할 권리를 가지고 결과에 승복할 때 완성된다고 생각한다”며 “공사 중단이라는 공약을 지지해주신 국민께서도 공론화위의 권고를 존중하고 대승적으로 수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자유한국당은 “대통령의 독단으로 초래된 3개월간 공사 중단으로 1000억 원을 웃도는 경제적 손실과 사회 갈등이 빚어진 데 대해 진솔한 사죄부터 해야 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도 “공사가 이미 진행되는 사안에 막대한 비용을 매몰시켜놓고 사과 한 마디 없이 그저 뜻깊은 과정이었다고 하니 실망스럽다. 탈원전 속도전이 국민의 뜻으로 결정된 것처럼 넘어가선 안 되고, 에너지 정책에 대한 모든 논의 과정을 국회로 가져올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 차기 정부서도 ‘탈원전’ 유지될까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22일 신고리5·6호기 공론화위원회 결과에 대한 대통령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청와대 관계자는 “처음부터 대통령은 ‘공약이라고 해서 지켜지도록 노력하지 말라’며 공론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유일하게 할 일은 공론화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었다. 공약 파기 논란을 확대 해석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을 아꼈다. 시민이 직접 참여해 토론하고 숙의하는 민주적 절차와 과정을 밟아 결론을 도출한 것이므로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소수 에너지 전문가들이 과잉 예측으로 전력수급 계획을 정했는데 이제는 정부가 과도하게 에너지 수급 정책을 수립하지 못하게 시민의 관심이 늘어났고 시민이 통제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이번 공론화의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공론화위에서 권고한 원전 안전성 확보, 원전 비리 투명성 강화 등 후속 조치 마련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4일 국무회의에서는 신 고리5·6호기 건설로 9기의 원전이 자리 잡은 고리 지역 등의 안전 대책과 25년 이상 된 노후 원전 15기의 안전성 보강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를 의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이 재개되면 고리 지역에만 원전이 9기가 되는데 세계적으로도 이처럼 많은 원전 밀집은 드물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다음 정부에서도 신규 원전을 짓지 않게 할 방법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이번 정부에서 신재생에너지 보급을 늘리면 ‘에너지 믹스(에너지원의 다양한 구성)’가 늘어나므로 원전이 더 필요한 환경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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