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는 참여정부 시절인 2004년 1월에 대통령 훈령으로 설치됐으나 이명박 정부 때 중단됐다. 문 대통령은 “그 훈령이 아직 살아있으므로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해 범정부 차원의 반부패 정책을 수립하고, 관계기관 간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도록 준비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의 첫 타깃은 방산 비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송영무 신임 국방부 장관에게 지시한 첫 과제도 ‘방산 비리 근절’이었다.

문 대통령이 반부패관계기관협의회 부활을 지시한 것은 정권 교체 때마다 등장한 일시적인 사정이 아니라 상시적인 컨트롤타워를 세워 제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정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후보 때부터 4대강과 자원외교, 방산 등 이른바 ‘사자방’ 비리 조사 의지를 거듭 표명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지휘하는 반부패 컨트롤타워를 복원하는 것은 반부패 대책의 추진뿐만 아니라 국민의 체감도를 높이는 데도 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 무기 도입 관련 거물 브로커 개입 등 방산 분야의 구조적 비리를 적발하기 위해서 사정 기관별 단편적인 활동으로는 한계가 있으므로 청와대 반부패 비서관실 주도로 유관기관 협의회를 구성, 개최하여 방산 비리 근절 활동을 종합적이고 속도감 있게 추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감사원을 비롯해 검찰과 경찰, 국세청, 금융감독당국 등 9개 기관 국장급이 참여하는 관계기관협의회 첫 회의가 18일 열린다. 

하지만 청와대가 주도하는 이 같은 반부패 조치에 대해 보수 야당과 전 정권 쪽에서는 속을 ‘부글부글’ 끓이고 있다. 새 집권세력이 이른바 권력 기반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구 정권을 향해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고 있다는 불만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지는 않지만 결국, 문재인 정부에 의한 정치적 보복이 시작됐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