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력화 중단·방사청장 수사

경남 사천의 한국우주산업(KAI)이 1조3000억 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기동헬기인 수리온(사진)이 비행 안전성조차 갖추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6일 수리온 헬기는 엔진.기체.탑재장비 등 곳곳에 문제가 있고, 심지어 기체 내부에 빗물이 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감사원은 수리온 헬기 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두 차례 감사를 벌여 수리온이 결빙 성능과 낙뢰 보호 기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엔진 형식인증을 거치지 않아 비행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군은 2005년 3월 ‘한국형 헬기 개발사업 추진체계’를 마련해 방위사업청 산하 한국형 헬기사업단이 사업을 관리하고, KAI가 수리온 개발을 주관하도록 했다. 수리온은 2006년 6월부터 6년간 1조2950억여 원을 투입한 결과 2012년 7월 ‘전투용 적합판정’을 받아 개발이 완료됐고, 2012년 말부터 육군이 60여 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하지만 수리온은 2015년 1월과 2월에 엔진과속 후 정지되는 현상으로 비상착륙하는 등 문제가 지속됐다. 감사원은 2015년에 발생한 수리온 헬기 비상착륙 2회.추락 1회 사고의 직.간접적인 원인이 헬기의 ‘결빙현상’에 관한 안전성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수리온의 결빙 문제와 관련해 규격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2016년 12월 전력화 재개 결정을 내린 장명진 방사청장과 이상명 한국형 헬기사업단장, 팀장 A 씨 등 3명에 대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대검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원은 또 장 청장에 대해 주의 조치를 하고 이 단장과 팀장 A 씨에 대해서는 강등하라고 징계 요청했다. 감사원은 방사청장에게 수리온의 결빙 환경 운용 능력이 보완될 때까지 전력화를 중단하고, KAI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육군 참모총장에게 KAI와 엔진제작사인 한화테크윈이 추락한 수리온 4호기 손실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12호기와 2호기 엔진 교환비용 24억 원을 회수하거나 고장 난 엔진을 무상 수리받도록 하라고 시정 요구했다. 김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