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역자치단체별 대선 공약
- 국정과제 아닌 '지역과제' 포함
- 실행계획 없고 소관부서도 애매
- 각종 부산공약 후순위 밀릴듯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고하는 '국정 100대 과제'에 지역공약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위가 시·도별 지역 공약을 국정 과제에 반영하는 데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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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김진표 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위에서 열린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정기획위 활동 기간은 오는 15일까지다. 연합뉴스 |
국정기획위는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을 압축한 국정 100대 과제를 오는 13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다고 10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는 19일 국민보고대회 형식으로 100대 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국정기획위 김진표 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정부의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만들어 왔다. '4대 복합 혁신과제'(일자리·창업·저출산·균형발전)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 지역공약 후순위 밀릴 우려
하지만 문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광역자치단체별로 발표했던 지역공약들은 국정 과제에 포함하지 않고 '지역과제'(가칭)라는 형식으로 정리돼 청와대에 전달될 것이라는 게 국정기획위의 설명이다. '지역과제'들은 문 대통령의 지역공약을 시·도별로 정리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지역과제별 별도의 실행계획도 첨부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경남의 경우 '경남 사천·진주를 우주항공산업의 메카로 육성' 등과 같이 간략하게 기재된다는 것이다.
특히 문 대통령이 부산의 대표 공약의 하나로 제시한 조선·해운 정책인 '한국해양선박금융공사 설치'도 국정 100대 과제가 아닌 지역과제로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과제의 실행계획을 짜고 점검할 소관 부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정기획위는 지역과제의 컨트롤타워를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지역위)와 지방자치발전위원회(자치위)를 합친 가칭 '지방분권·균형발전위원회'(균형위)나 청와대 정책실장 산하에 별도의 국정기획위를 설치해 맡긴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지역위와 자치위 통합을 둘러싼 찬반논란이 있고, 청와대 국정기획위에서 맡더라도 지역과제는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지역분권 전문가들은 국정기획자문위원에 당내 경선 후보 진영 인사들을 정치적으로 안배하면서 지역 전문가들의 참여가 제한된 게 지역공약을 제대로 다루지 못한 원인으로 꼽고 있다.
■ 선박금융공사, 아직 혼선 중
선박금융공사 설립 공약이 결국, 국정 100대 과제가 아니라 지역과제로 밀려나면 이 공사의 설립 추진은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 과제는 '신고리5·6호기 건설 중단' 여부와 함께 문 대통령의 공약 중 부산 울산 경남 경제와 사회의 판도를 바꿀 대표적인 현안이다.
이와 관련해 선박금융공사 주무 부처인 금융위원회는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와 태스크포스를 꾸려 공사의 기능과 설립 형태, 자기자본, 자산 규모 등에 대해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선박금융공사와 관련해 해수부와 금융위 등 부처 간 입장은 다르다. 해수부는 선박금융공사 설립 방안을 그대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정작 금융위는 '세계무역기구(WTO) 보조금 협정 위반 우려'를 내세워 '공사'가 아닌 '주식회사'로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금융위 안에는 '주식회사'의 방식이더라도 해운업 외에 조선업 지원은 어렵고, 해운선사의 신규 발주를 지원하는 선에 그치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공사 설립의 의미가 없는 셈이다. 금융위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선박금융공사 설립을 WTO 협정 위반을 피한다며 무산시킨 적이 있다.
국정기획위의 지나친 지역 홀대 논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박근혜 정부의 대통령직 인수위 당시에는 질서 있게 각 시·도 공약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지만, 새 정부의 국정기획위는 문 대통령의 지적과 시장·도지사들의 요청이 빗발치자 뒤늦게 지역공약 챙기기에 나서기도 했다. 또 시·도별 기획조정실장급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지역공약 설명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으나 각 시·도 배정 시간이 너무 짧아 '수박 겉핥기'식이었다.
정옥재 기자 littleprinc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