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17·18대 대선서 진보 전멸
- 19대에선 정관·명지서 압승
- 전역서 양 진영 고르게 분포
부산의 '색깔'이 확 바뀌었다. 1990년 3당 합당 이후 '보수의 텃밭'이었던 부산이 보수·진보 간 격전지로 변했다. 이 같은 변화는 본지 취재팀이 제16·17·18·19대 대선 1, 2위 후보별 부산지역 읍·면·동 득표율을 지리정보시스템(GIS)으로 분석한 결과에서 확연하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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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색은 보수 진영, 파란색은 진보 진영 후보가 이긴 곳을 의미한다. 색깔이 짙을수록 1, 2위 후보 간 득표율 격차가 크다. |
16·17·18대 대선에서 진보 진영 후보는 부산을 16개 구·군은 물론 214개(18대 기준) 읍·면·동 단위로 쪼개도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16대 대통령에 당선되고도, 부산의 모든 읍·면·동에서 보수 진영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에게 큰 격차로 졌다.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에서 진보 진영 후보로는 역대 최고인 39.9%를 득표했지만, 역시 214개 읍·면·동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전패했다.
이 때문에 과연 진보 진영 후보가 부산 읍·면·동 가운데 한 곳에서라도 1위를 할 수 있을지가 한때 지역 정가의 관심사였다. 그러나 이번 19대 대선에서 진보 진영 후보가 이긴 부산 읍·면·동이 무더기로 나왔다.
문 대통령은 부산 16개 구·군 중 13곳, 205개 읍·면·동 중 118곳에서 승리했다. 변화의 징조는 5년 전 18대 대선 때부터 있었다. '부산 읍·면·동별 대선 GIS 지도'를 보면 16대 당시 서부산(북·사상·강서구)에서 살짝 옅어진 붉은색(보수 후보 승리)은 17대 때 전체를 완전히 진하게 도배하지만, 18대 때 다시 눈에 띄게 연해진다. 진보 진영 후보가 이기진 못했지만, 득표율 격차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젊은 중산층이 밀집한 동쪽의 기장군 정관읍, 서쪽의 강서구 명지동이 진보의 약진을 이끌었다.
결국, 19대 대선에선 정관읍과 명지동을 중심으로 문 대통령이 대거 진보 진영의 깃발을 꽂았다. 문 대통령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정관읍(+27.4%포인트)과 명지동(+27.2%포인트)에서 가장 큰 격차로 이겼다. 19대에 이르러서야 파란색(진보 후보 승리)이 지도에 처음 등장했는데도, 원도심인 중·동·서구를 제외하면 매우 고르게 분포했다. 보수와 진보가 힘의 균형을 이룰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부산 울산 경남(PK) 전체 지형도 달라졌다. 이번에 부산에서 진보 진영이 선전한 서쪽의 북·사상·강서구는 인접한 경남 김해·양산·창원·게제, 동쪽의 기장군은 인근 울산 동·북구와 연결되는 벨트를 구축했다. 문 후보는 이들 지역에서 모두 PK 평균보다 높은 4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권혁범 김영록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