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5·9대선에서 각각 '새로운 보수와 진보'라는 나름의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향후 정치적 입지에서는 서로의 입장이 확연하게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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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를 찾은 유승민(왼쪽) 후보와 여의도 정의당 당사를 방문한 심상정 후보가 방송사 출구조사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연합뉴스 |
유 후보는 당장 바른정당 내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새로운 보수의 기치를 내걸고 전국을 누볐지만 원내교섭단체의 위상에 걸맞은 수준의 득표를 거두지 못했다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무엇보다 당장 바른정당의 존폐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유 후보의 정치적 운명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다는 관측이다.
바른정당은 대선 투표일을 앞두고 소속 의원들이 대거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한데 이어 유 후보의 득표력도 신통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거의 공황상태에 빠져 있다. 여기에 김무성 전 대표 등 일부는 결국 보수대통합 등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어서 당내에서 유 후보의 입지는 더욱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유 후보가 지역구로 있는 대구 경북에서도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득표력이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한 부분은 향후 정치적 앞날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고 있다. 이번 대선에서의 득표를 기반으로 당을 정비하고 신발끈을 조이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한번 새로운 보수의 가치에 도전한다는 유 후보의 계산이 틀어진 셈이다.
반대로 심 후보는 이번 대선을 통해 진보정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정치적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심 후보는 교섭단체 정당의 후보들에 맞서 진보정당의 색깔을 드러냄으로써 유권자들에게 진보정치에 대한 인식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선거 기간 내내 기존 거대정당들이 다소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재벌 중심 경제체제의 문제점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노동자 서민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파격적인 공약을 제시해 신선한 충격을 줬다.
특히 심 후보가 제시한 청년고용할당제 등 일부 공약은 국민적 호응도가 높아 새 정부의 국정운영 과정에서 진보정당의 목소리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 때문에 심 후보가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으로 진보정치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 후보는 또 유세 과정에서도 유권자들과 도시락 식사를 하는 등 대중친화력까지 선보이며 진보정치를 대표하는 대중 정치인으로 성장했다는 평가다.
손균근 기자 kksho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