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5월에 치러져 별명이 ‘장미 대선’이다. 치열해지는 경선 속에서 화제가 되는 키워드는 ‘풍자’와 ‘패러디’다. 안철수 포스터, 홍준표 세탁기, 문재인 1번가 등 돌려 말하거나 수위를 낮춰 표현하지 않는다. 말 그대로 불이 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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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팀원들과 회의 중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 ‘안철수 깐머리’ 패러디 제안이 나왔다. 진행은 빨랐다. 부산 동래 소재 화미주 헤어숍에서 “19일 오후 2시, 예약이 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19일 오후 1시 30분. 일찍 도착한 헤어숍에서 ‘할 수 있다’만 30번 외우고 들어갔지만 입술은 파르르 떨렸다. 곧 마주칠 나의 모습에. 그 순간이었다.
“손님, 어떤 스타일로 해드릴까요?”
아무생각 없이 어젯밤 외웠던 말을 기계적으로 내뱉었다.
“(안철수 사진을 보여주며)깐머리 할 수 있나요”
디자이너는 “아...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를 아무도 없는 2층으로 올려 보냈다. 모발을 스치는 디자이너의 손길에는 진지함이 묻어났다. “깐머리가 아니라 포머드 헤어”라며 “가르마를 활용해 세련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디자이너는 드라이기로 머리카락 뿌리 부분에 따뜻한 열을 가하며 2:8 가르마를 만들기 시작했다. 머리스타일이 완성될수록 나는 점점 안 후보의 자신감을 구사하기 시작했다. “(안철수)비슷한가요” 디자이너는 “완벽합니다, 머리만”이라고 말했다. 따라 온 후배는 “아재요”라고 덧붙였다.
안 후보의 머리를 하는 데 걸린 시간은 4분 48초. 가격은 2만원에서 3만원 사이다. 내심 이 머리가 꽤 괜찮다는 생각에 전문가의 의견도 들어봤다.
교육학 전공인 정숙자 경성대 교수는 “정치인의 헤어는 욕망에 따라 헤어스타일도 변화를 보였다. 숨길 수 없는 야망의 표시일지 모른다. 기자님의 경우 도전적이고 자신감이 느껴지는 모습이기도 하지만 신입생처럼 긴장된 모습도 보인다. 이대팔 가르마를 통해 이대팔 정도의 표심을 기대하시는지 재미있는 스타일이다”
김민서 화미주 헤어숍 실장은 “최근 나이에 구분 없이 남성분들이 선호하는 머리다. 가르마를 이용해 정갈하고 세련된 모습을 연출할 수 있다. 기자님은 뻗는 머리라서 안 후보의 포머드 헤어에 정장을 입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김경희 봄아카데미·스피치FM 원장은 “안 후보는 포스터에서 본인 얼굴이 제일 작음을 얘기했었다. 사실 앞머리를 다 올리는 모습은 얼굴을 크게 보이게 하는 역효과도 있다. 물론 본인의 확고한 의지 표출,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 위한 변화로 보인다. 기자님은 얼굴이 둘리형이다. 너무 의도적인 안철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면 망한다. 이득 될 것이 없다는 것. 본인의 스타일에 맞는 부드러운 스타일로 밀고 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불붙은 풍자와 패러디는 대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치가 우스워질수록 젊은 층은 정치를 보다 친근하게 생각할 수밖에 없다. 김 원장은 “풍자와 패러디가 젊은 층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외면 받던 정치에 시선을 돌리게 하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김채호 기자
김경민 대학생 인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