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서 의결
- 새누리·바른정당 "날치기" 비판

- 폐기 촉구결의안도 본회의 통과
- 역사교과서 집필자 모임도
- 집필 거부 예고하며 힘 보태

'국정교과서 금지법'(역사교과용 도서의 다양성 보장에 대한 특별법)이 20일 국회 상임위를 통과했다. '국정 역사교과서 중단 촉구 결의안'도 이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바른정당 이은재(왼쪽)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이 20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전체회의에서 이른바 '국정교과서 금지법' 의결에 앞서 의사 진행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교과서 금지법을 의결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은 야권이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의결을 강행한다고 크게 반발하며 전원 퇴장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소속 의원 15명만 참여해 전원 찬성으로 법안을 의결했다.

바른정당 간사인 이은재 의원은 법안 처리 과정을 두고 "날치기 통과다. 우리 국회가 미개하다. 아프리카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 간사인 도종환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것으로, 국가가 저작권을 지닌 교과용 도서를 금지하는 내용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 17일 안건조정위를 통과해 이날 오전 국회 교문위 전체회의에 상정됐다. 야권에서는 법안 처리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이전에 국회 본회의 통과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어 이날 오후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대표 발의한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국정화 추진 중단 및 폐기 촉구결의안'을 참석 의원 220명 중 찬성 131명, 반대 87명, 기권 2명으로 의결했다. 결의안은 중·고교 국정화 교과서 도입을 중단하고 국정화 추진 과정에서 '비선 실세' 최순실 씨가 개입했는지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또 중·고교 역사 과목의 개정 시기는 오는 2019년으로 연기하고, 국정교과서 관련 연구학교 지정을 전면 중단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고교 검정 역사·한국사 교과서 집필자들은 국정 역사교과서를 폐기하고 역사 교육과정을 전면 개정하지 않으면 검정 교과서 집필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고교 한국사 검정 교과서 필자협의회(한필협)는 이날 오전 서울 동대문구 역사문제연구소 강당 관지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한필협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총괄 지휘한 곳이 청와대였음이 드러났다. 교육부는 박근혜 대통령의 진두지휘대로 교과서 자유발행제로 가는 시대적 흐름을 역행했다"고 주장했다. 한필협은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역사과 교육과정 및 검정 역사교과서용 집필기준 전면 개정 ▷검정 역사교과서 개발·제작 기간 최소 2년 보장 등 세 가지 요구사항을 교육부에 요구하고,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검정 역사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필협의 집필 거부 선언은 정부가 당장 내년 3월부터 검정 교과서를 국정교과서와 혼용하겠다며 검정 기간을 현행 1년 6개월에서 1년으로 줄인 데 대한 대응 조치다.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