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인 무더기 불참 '맹탕 청문회'
- 특위 활동기한 연장 결의안 의결
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의 마지막 7차 청문회에서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사실상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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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윤선(왼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국회에서 열린 최순실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의 7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던 중 피곤한듯 고개를 젖히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블랙리스트는 정치적 성향 등을 이유로 약 1만 명에 달하는 문화·예술인에 대한 정부 지원을 배제한 명단으로, 조 장관은 지난해 11월 30일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는 "블랙리스트는 없고, 지시하거나 보고받은 적 없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하지만 조 장관은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추궁이 거듭되자 "예술인들 지원을 배제하는 그런 명단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고 실토했다. 다만, 조 장관은 "나는 그런 문서를 전혀 본 적이 없다. 작성 경위나 전달 경위는 모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답변드릴 게 없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예술인들이 지원에서 배제됐던 사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고, 그런 것이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작동됐는지에 대해선 지금 조사가 진행 중이고 아직 완료는 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조 장관은 블랙리스트가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실에서 생산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제가 위증 혐의로 고발된 상황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조 장관이 지금까지 국정감사를 비롯해 37차례 위증했다"며 "청와대·국가정보원과 일일이 상의하면서 이런 내용을 관리해 오고, (문화계 인사들을) 배제해 온 증거들이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도 "조 장관에 대한 국무위원 해임의결 촉구 결의안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오는 15일 활동 종료를 앞두고 이날까지 7차례 열린 청문회는 마지막까지 '맹탕'으로 진행됐다. 이날 청문회에 채택된 20명의 증인 중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박상진 삼성전자 사장·대통령 미용시술을 맡은 정송주 정매주 자매 등 핵심 증인 18명이 무더기로 불참했다. 조 장관과 구순성 대통령 경호실 행정관은 국조특위가 동행명령장을 발부하자 뒤늦게 출석하기도 했다.
7차례 진행된 청문회 동안 국정 농단의 주역인 최순실 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정호성 전 비서관은 끝내 국민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핵심 증인들이 출석을 회피하거나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국정 농단 의혹의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맹탕 청문회' 방지를 위해 청문회 불출석과 위증에 대한 처벌 수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청문회의 구경꾼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인 제보로 청문회 주체로 참여한 것은 성과로 꼽힌다. 국조특위는 이날 활동기한 연장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여야가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하면 최장 30일간 활동기한이 연장된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