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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호석 부산국본 사무국장 "부마항쟁, 6월항쟁에 큰 영향"

광주민주화운동 억압 분노 폭발…촛불집회도 민주주의 열망 분출

  • 윤정길 기자
  •  |   입력 : 2017-01-02 19:49:06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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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이 유독 부산에서 지속적으로, 또 격렬하게 진행됐던 것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산 시민의 '부채 의식'이 컸던 것 같습니다. 광주에서 발생한 비극에 많은 시민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억눌려 있던 감정이 폭발한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1987년 6월 항쟁 때 부산국본 사무국장을 맡았던 고호석 씨가 당시 항쟁 경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임경호 프리랜서
부산지역의 6월 항쟁을 이끌었던 부산국본의 사무국장 고호석 씨는 "그 무렵 부산에서 매일같이 격렬한 시위가 밤새 이어지는 것을 보고 전국 각지에서 매우 신기하게 여겼다"고 전했다. 고 씨는 '부림 사건'의 실제 주인공으로, 이 사건을 다룬 영화 '변호인' 속 국밥집 아들이다. 부림사건은 1981년 전두환 정권이 부산지역 민주 세력을 반국가 단체(부림) 구성원으로 조작한 것이다.

고 씨는 부마항쟁의 경험이 6월 항쟁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당시 부마항쟁에 참여했던 고등학생과 대학생, 그 과정을 지켜봤던 수십만 명의 시민이 6월 항쟁의 주역으로 참여했다"며 "부마항쟁 당시의 거대한 시위를 몸소 겪었던 시민들이 불의에 항거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또 6월 항쟁의 도화선이 됐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피해자인 박 씨가 '부산의 아들'이었다는 점도 시민들의 거센 항쟁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고 씨는 1987년 6월 항쟁 이후 30년이 지난 오늘날 국민이 다시 거리로 나선 것에 대해 다양한 소회가 든다고 말했다. 그는 "그때나 지금이나 정권이 국민을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으면서 범국민적 항쟁으로 번진 게 비슷하다. 또 일회성이 아니다. 당시에는 매일 시위가 벌어졌고, 지금은 매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고 있다"면서 "결국 정치권이 국민의 민주주의 요구를 수용하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고 씨는 "6월 항쟁이 대통령 직선제 개헌 등을 쟁취한 반면 여러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있지만, 6월 항쟁 이후 민주주의의 체계가 자리 잡은 것은 평가해야 한다. 특히 시민운동과 노동운동이 활성화되는 등 시민사회가 큰 변화를 맞은 것은 반드시 평가받아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의 촛불집회가 6월 항쟁 정신을 이어받아 대통령 탄핵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그는 "당시나 지금이나 국민이 거리로 뛰어나오게 한 것은 정권과 정치인의 책임이 크다. 이들에 대한 인적 청산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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