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진위 개선안 미흡
- 입법·특별활동비 지급 유지
- 의원 전용 출입문 별도 마련
# 일부는 여론 반영
- 불체포특권·배지 폐지 권고
- 재외공관 의전 지원 최소화
# 특위 개선안 주목
- 연말까지 상임위 제출 예정
- 입법권 없어 뒷걸음질 우려
20대 국회가 들어서면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에 대한 여론은 어느 때보다 높다. 지난 19대 국회가 최악의 '식물 국회'로 평가되면서 '일은 안 하고 특권만 누린다'는 국민 불만이 임계점을 넘어선 까닭이다.
이 때문에 여야는 20대 국회 시작과 동시에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지난달 17일 활동을 종료한 정세균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원회는 17개의 개선안을 내놓았고, 여야가 구성한 국회 정치발전특위도 연말까지 특권 폐지를 위한 개선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벌써 '소리만 요란한 깡통'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여야가 '제 머리를 깎을 수 있겠느냐'는 불신이다. 여야가 오로지 국민의 눈높이에서 국회의원 특권 폐지 문제를 다루지 않으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첫발 뗀 특권 폐지
국회의장 직속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가 내놓은 개선안은 일부 성과에도 국민의 기대치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국회의원 세비 개선 부분에서는 '시늉만 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추진위 회의에서는 그동안 별도의 수당 항목으로 구성된 입법활동비와 특별활동비 지급에 대해 "입법 활동과 회의 참석은 국회의원의 당연한 활동이어서 지급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지만, 최종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비과세였던 두 항목을 과세 대상에 포함하는 것도 권고 수준에 그쳤다.
또 용처가 불분명한 국회의원 특수활동비는 사실상 현상 유지하기로 했다. 특수활동비는 교섭단체 활동이나 위원회 운영 및 의원 외교활동 등에 지원되는 돈인데 사용 내역 증빙 및 공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마다 외유 논란이 제기되는 의원 외교활동 지원에 대한 개선안도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다. 국회 사무처 홈페이지를 통한 상시적 정보 공개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연 단위의 백서발간을 통한 내실화 제고라는 의견 제시로 끝냈다.
의원 전용 출입문도 계속 두기로 했다. 기존 의원 전용 출입문이던 국회의사당 본관 2층 정면 출입문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대신 별도의 전용 출입문을 마련하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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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세균(왼쪽) 국회의장이 신인령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추진위' 위원장으로부터 '국회의원 특권 개혁안'을 전달받기에 앞서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ywlee@kookje.co.kr |
다만, 일부 개선안에서는 국민 여론을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비리 국회의원을 위한 '방패' 역할을 한다는 비판을 받았던 불체포 특권은 사실상 폐지하도록 권고했다. 체포동의안이 본회의 보고 후 72시간 이내 표결되지 않으면 그다음에 열리는 첫 본회의 때 표결하도록 한 것이다. 기존에는 72시간 내 표결되지 않으면 자동 폐기되는 것으로 간주했다.
해외출장 시 재외공관의 과도한 의전 지원도 최소 범위로 조정하도록 권고했다. 이를 위해 추진위는 '국회의원 공무 국외여행 시 재외공간 업무협조지침'을 개정해 공항마중·환송·안내·교통편의 제공 등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추진위는 강조했다.
특권의 상징으로 인식되는 국회의원 배지도 폐지하고 신분증을 활용하도록 제안했다. 또 '군 체력단련장 운영 통제 훈령'을 개정해 국회의원의 군 골프장 이용 시 회원 대우 규정도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관행처럼 사용되고 있는 국회 시설물의 '의원' 명칭도 대체하도록 했다. 국회의원 소개가 있어야만 가능한 국민의 청원권 보장 강화안도 제안했다. 국민이 정당 소개나 일정 수 이상의 국민 서명으로도 청원을 국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온란인 청원제도도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현 가능성 주목
추진위의 활동이 종료되면서 국회정치발전특위 개선안으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구성한 특위는 추진위의 안을 검토해 별도의 개선안을 연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하지만 추진위안과 특위안이 실제로 적용되기까지는 '산넘어 산'이다. 두 위원회가 모두 입법권이 없어 입법이 필요한 사항은 또다시 국회의 각 상임위를 거쳐야 한다. 두 위원회의 개선안이 국회 상임위로 넘어가면 애초보다 후퇴할 가능성도 있다. 여야 국회의원이 자신들의 권한을 내려놓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여야 차기 대선 주자들이 선제적으로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약속해 국회 논의 과정에서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
※이 기사는 부산시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취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