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별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구고검장)은 이날 오전 가족회사 자금 횡령을 비롯해 각종 비위 혐의로 고발된 우 전 수석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이 특별수사팀을 꾸린 지 2개월여 만이자 우 전 수석이 청와대를 떠난 지 일주일 만이다. 우 전 수석은 대검 중앙수사부 1과장을 거쳐 수사기획관을 지내며 '특별수사통'으로 불렸다. 청와대 권부까지 장악한 그가 검찰을 떠난 지 3년7개월 만에 '친정'에 소환됐다.

우 전 수석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검찰에서 물어보는 대로 성실하게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가족회사 자금을 유용했나' '공직자 재산을 축소 신고한 이유가 뭔가' '민정수석으로서 최순실 사태에 책임을 느끼냐' 등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포토라인에 선 우 전 수석은 질문공세를 하는 취재진을 노려보기도 했다.

우 전 수석은 본인과 부인이 주주인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을 접대비와 통신비로 쓰고 회사 명의로 빌린 고급 외제 승용차를 개인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의경으로 복무 중인 아들이 '꽃보직'으로 통하는 간부 운전병으로 보직이 변경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있다. 앞서 이석수 전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은 이런 의혹을 감찰한 뒤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한편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 사건을 조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안 전 수석과 정 전 비서관을 이날 새벽 구속한 데 이어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모금에 관여한 정황이 담긴 안 전 수석의 다이어리와 정 전 비서관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 중이다. 재단 출연금 모금 외에도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 씨의 국정 농단 관련 물증이 확보될지 주목된다.

안 전 수석은 최 씨와 공모해 대기업에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 납부를 강요하고 '문화계 황태자'로 불린 차은택(47) 씨 측근들이 옛 포스코 계열 광고사인 포레카를 강탈하려는 시도를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최 씨에게 청와대 대외비 문서를 대거 넘긴 혐의다. 검찰은 두 사람을 상대로 '박 대통령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두 사람의 '입'과 검찰 수사에 따라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직접 조사 시점과 방식이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