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석비서관급 공석 맞물려
- 사실상 국정 컨트롤타워 실종
- 국정쇄신안 조언 원로에 듣고
- 후속 인사 등 추가 수습할듯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 농단' 수습책 마련을 위한 장고에 들어가면서 사실상 국내 일정을 줄줄이 전면 취소하거나 유보했다. 대통령 비서실 서열 1, 2위에 해당하는 비서실장과 수석비서관의 공석과 맞물려 사실상 사상 초유의 국정 공백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이런 대통령에 대해 "텅 빈 동굴에 혼자 있는 심정일 것"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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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대통령이 1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주한대사 신임장 제정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연합뉴스 |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예정됐던 국내 일정을 모두 취소·유보했으며 당분간 외교 일정만 소화할 방침이라고 1일 전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통일준비위원회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가 하루 전날 전격 취소됐으며, 애초 이달로 잡혔던 박 대통령 주재 무역투자진흥회의도 한 달 연기됐다. 이날 박 대통령의 일정은 주한 대사 신임장 제정식만 진행됐다.
격주로 월요일마다 박 대통령 주재로 열리는 수석비서관 회의도 이번 주에는 열리지 않았다.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 회의도 비서실장이 공석이어서 열리지 못하고 있다. 수석비서관 회의는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이 수석들을 통해 부처별 국정 과제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고, 핵심 과제의 추진 방향을 점검하고 지시하는 자리다.
해외순방이나 외교 행사 등 예외가 없는 한 황교안 국무총리와 매주 번갈아 주재하던 국무회의도 이날 박 대통령이 아닌 황 총리가 주재했다. 황 총리는 지난주에 이어 2주 연속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박 대통령이 국정 과제는 물론 주요 입법 현안과 여러 부처 간 현안 조율 등을 다루는 최고 국정운영회의체에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다. 당분간 국무총리가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상황이 계속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참모진 물색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순실 파문으로 말미암은 여론의 비난 속에 후임자를 정하지 못한 채 다급하게 참모진 교체를 단행한 까닭에 텅 빈 청와대를 채우는 게 급선무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국내 공개 일정을 중단했지만, 국가 원로와 외부 자문그룹을 통해 적임자를 고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박관용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김용갑 새누리당 상임고문 등 여권 출신 정계 원로를 만났고, 같은 달 30일에는 고건 이홍구 전 총리와 조순 전 서울시장 등 각계 원로를 만나 의견을 들었다. 박 대통령이 원로들과 만난 직후 참모진을 교체한 만큼 후속 인선도 각계 원로와 여야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다만, 현 상황에서 청와대 참모진 제안을 수용할 인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박 대통령의 고민이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