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찾은 벡스코 앞

- 대학생 2명 집회 열다 연행

- 서면서 시민 100여 명 집회

- 창원서는 '탄핵 전단' 살포

- 시민단체·교수들 중심으로

- 전국 시국선언도 잇따라

'최순실 국정 농단'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대자보'와 '시국선언'의 물결이 확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경북에서도 하야를 요구하는 교수들의 목소리가 분출했다.

27일 부산 남구 경성대 인문대 2층에는 '2016년에도 여전히 외쳐야 하는 개헌철폐 독재타도'라는 제목의 실명 대자보가 나붙었다. 게시자는 "최순실의 PC에서 대통령 연설문과 청와대 인사 내용을 담은 국무회의 자료가 발견됐다.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기록물은 누구든지 무단으로 유출하거나 반출해서는 안 된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동아대에도 '백남기 농민 살인 규탄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비난하고 다음 달 12일 열리는 민중총궐기에 참가를 호소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날 오전 부산 동래구 내성교차로에서는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10여 명이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제4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가 열린 벡스코에서도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집회가 열렸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박 대통령이 참석한 이날 행사를 앞두고 불법시위를 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로 대학생 2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35분 벡스코 제2전시장 입구에서 '박근혜 하야'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펼친 혐의를 받고 있다.

민주부산행동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 부산 서면 NC백화점 앞에서 100여 명의 시민들과 함께 '박근혜 하야'를 외치면서 1시간여 동안 집회를 열었다. 

경남 창원에서도 박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유인물이 살포됐다. 유인물에는 '이게 나라냐. 박근혜를 탄핵하라'고 적혀 있었다. 창원시는 성산구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 탄핵 요구 관련 유인물이 곳곳에 나붙자 인력을 동원해 전량 수거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와 울산시민연대 등 울산의 진보적 시민·노동단체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의 하야를 촉구했다.

보수의 중심인 대구 경북지역도 달아올랐다. 경북대 교수 50명과 비정규직 교수 38명은 '민주주의를 사수하고자 하는 경북대 교수 일동' 명의로 성명을 내고 "민주주의를 짓밟고 국정을 파탄시킨 박근혜 대통령은 하야하라"고 요구했다. 교수들은 "미르재단·K스포츠 재단 등과 관련된 각종 비리와 대통령 연설문, 국무회의 자료 사전 유출 등 '최순실 게이트'는 민주적 통치 체제의 기본을 무너뜨린 경악을 금치 못할 국기 문란"이라고 주장했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학부 총학생회도 대전 본원 학생회관 앞에서 시국선언을 하고 "국민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국정 운영의 업무와 권한이 한 개인에 의해 좌지우지됐다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규정했다. 

 노수윤 김준용 김영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