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가 출범 직전에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법 개정안(일명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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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용우 기자 |
'임을 위한 행진곡'에 이은 거부권 파동으로 야권이 대여 공동 전선을 형성하면서 20대 국회에서도 '협치'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원내 2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의 방어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 야권과 청와대가 직접 격돌하는 대결 정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은 27일 일제히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포문을 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에서 깨진 협치 약속이 거부권 행사로 또다시 충격을 받으면서 정부·여당의 주요 정책이 표류할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협치를 하자고 했는데 20대 국회가 시작도 하기 전에 그런 일이 발생했다"면서 "앞으로 협치가 과연 잘 이뤄질 것인가 좀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거부권 행사이자 꼼수"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도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께서 총선 민의를 심각하게 왜곡 해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국회에서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따라서 정부·여당이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키로 한 주요 법안은 당분간 여야 논의 테이블에 올리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에서 무산된 규제프리존특별법·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노동개혁 4법·사이버테러방지법 등을 20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기로 했지만, 거부권 파동으로 힘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야권은 재의결 추진을 고리로 원 구성 협상 등 20대 국회 초반 기선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 권한을 강화하는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행사 때와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거부권이 행사된 안건은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과반수 출석에 3분의 2가 찬성하면 다시 통과된다. 당시 과반이 넘었던 새누리당은 안건 처리 때 불참하는 방식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부결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법리 논쟁과는 별도로 야권이 재의결을 추진하면 여당으로서는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 3당은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에 대해 강력 반발하면서도 원 구성 협상 등 민생·경제 문제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분리 대응' 기조를 명확히 한 것으로 거대 야권이 '민생의 발목을 잡는다'는 역풍에 휘말리는 상황을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야권은 재의결을 실제 강행하기보다는 원 구성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카드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박태우 기자 yai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