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법 개정은 독립성 침해"
- 국회 논의과정서 진통 예상
청와대는 박근혜 대통령의 한국형 양적 완화 검토 발언과 관련해 "한국은행이 산업은행 채권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고 한국은행이 직접 출자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과 정치권의 경제정책 전문가들은 "현재의 책임을 미래에 떠넘기는 것"이라는 등 반대의 입장을 밝혀 향후 국회 논의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27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양적 완화는 금리가 더 낮아질 수 없는 상황에서 무차별적으로 하는 '묻지 마 양적 완화'이며, 우리는 특수 목적을 가지고 선별적으로 구조조정이라는 필요에 의한 양적 완화"라고 말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지난 26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간담회에서 "한국형 양적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해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적 완화는 기준금리 인하나 정부 재정 투입 없이 중앙은행의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방법이다. 20대 총선 과정에서 새누리당 강봉균 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은 한국은행이 직접 산업은행이나 주택금융공사의 채권을 사들이는 양적 완화를 해야 한다는 내용의 경제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한국판 양적 완화 정책은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하면서 잠잠해지는 듯했지만, 박 대통령이 이를 다시 긍정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또다시 논란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한국은행은 현재 정부 보증채만 인수하게 돼 있는데, 산업은행 채권을 한국은행이 인수하려면 한은법을 개정해야 한다. 한은법 개정은 여야 기재위원들의 협의를 거쳐 결정되는데, 이 관계자는 한은법 개정과 관련해 야당의 협조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야당의 반대 분위기가 확고해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국회 기획재정위 야당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국가채무가 늘어나는 것을 의식해 한은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불과하다"며 "지금은 양적 완화를 할 때가 아니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장병완 정책위의장도 "결정은 정부가 하고 책임은 한은이 지라는 것이라서 말이 안 된다"며 "한은법 개정을 통한 양적 완화는 투명성과 책임성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치권의 경제정책 전문가들은 한은이 산은 채권을 인수하도록 한은법을 개정하는 것은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해칠 뿐 아니라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태경 기자 tg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