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간 단체 남북교류도 중단될 듯
3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270호가 채택됨에 따라 우리 정부도 조만간 독자적인 대북 제재에 나설 전망이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안보리 결의의 충실한 이행을 위해 국내 이행 계획을 수립해 충실히 진행할 것"이라며 "또한 우리의 독자제재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 주재로 안보리 제재 결의 채택에 따른 관계부처 회의를 열어 국내 이행계획 수립에 나섰다.
정부가 검토하는 대북 단독제재는 ▷북한 기항 제3국 선박 입항 금지 등 해운 제재 ▷5·24대북 제재 조치 엄격 적용 ▷ 대북 물자반출 통제 강화 등이 거론된다. 이미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사용한 만큼 강력한 양자 제재수단은 별로 없는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우선 대북 양자제재 카드로 북한의 대외교역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해운 제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취해진 5·24조치에 따라 북한 선박은 지금도 국내에 입항할 수 없고, 우리 해역을 통과할 수도 없다.
정부는 여기에 더해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국내 입항을 금지하고, 제3국 국적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북한 소유인 '편의치적 선박'에 대한 규제 강화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 이어 한국도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입항을 금지하면 북한의 대외교역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남·북·러 3각 협력 물류사업으로 추진되던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유엔 안보리는 러시아 측 요구에 따라 북한산이 아닌 러시아 등 제3국의 석탄이 나진항을 통해 수출되는 경우 사전 신고를 통해 북한 광물수출 금지의 예외로 인정받을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북한에 기항했던 제3국 선박의 입항이 금지되면, 나진항에서 실어낸 러시아산 석탄은 한국 수출길이 막히고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무산될 수밖에 없게 된다.
정부는 또 북한과의 인적 교류와 대북 지원사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5·24조치를 더 엄격하게 적용해 지방자치단체와 민간단체의 남북교류도 전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대북 물자 반출과 일정 금액 이상 대북 송금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조치가 예상된다.
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