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회담에서 황부기(오른쪽) 통일부 차관이 북측의 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국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은 11일 개성공단에서 제1차 차관급 당국회담을 개최했다. 이날 오전 10시40분께 첫 전체회의를 30분간 진행한 양측은 오후 6시3분께 수석대표 접촉을 통해 1시간12분 동안 접점 찾기에 주력한 데 이어 밤 9시40분께 다시 접촉을 시작하는 등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앞서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통해 "오전 (1차) 전체회의는 오전 10시40분부터 11시10분까지 진행됐다"며 "양측은 첫 발언을 통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한 현안에 대한 상호 입장을 교환했다"고 말했다.

남북이 각각 당국회담의 핵심 의제로 꼽는 이산가족 문제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면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견해차로 상대 입장을 검토하는 내부 조율에 시간이 소요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앞서 회담 시작은 화기애애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부국장으로 알려진 전종수 북측 수석대표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 모두발언에서 "겨울이지만 북남관계는 따뜻한 봄볕이 오게끔 쌍방이 잘 노력하자"고 말했다.

우리 측 수석대표인 황부기 통일부 차관도 '첫눈이 내린 들길을 갈 때 발걸음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구절이 담긴 한시 '야설(野雪)'의 한 구절을 언급하며 "우리가 처음 길을 걸어갈 때 온전하게 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첫 길을 잘 내어서 통일로 가는 큰길을 열자"고 화답했다.

이에 전 단장은 다시 "거의 8년 동안 특례적인 경우를 말고는 회담이 없었는데 본격적인 북남관계를 푸는 회담은 이제 시작"이라며 "그간 불신과 대립의 골수는 깊어지고 장벽은 더 높아졌는데 우리가 장벽을 잘 허물어서 골수를 메우고 길을 열고 대통로를 열어가자"고 강조했다.

개성공동취재단·정유선 기자 freesu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