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선 등 비박계 전향 의원들 긴장
- 일부의원 "정계 개편 시각은 잘못"

비박(비박근혜)계가 다수인 새누리당 부산 울산 경남(PK) 의원들이 '유승민 사퇴' 파문을 계기로 '18대 총선의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당시 PK는 '친박 바람'의 진원지였다.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박근혜 대통령은 '유승민 원내대표 사퇴' 메시지를 던지면서 당 세력 재편 의도를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PK에서 내년 총선 때 '박근혜 후보군'이 등장하면 예측불허의 구도가 전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 부산 의원은 30일 "만일 박 대통령이 여당 재구성을 위해 PK지역에 측근 10여 명만 꽂아버리면 선거 판도가 바뀔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 18대 총선에서는 현재 비박계의 중심인 옛 친이(친이명박)계가 주도한 당시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친박(친박근혜)계가 친박 무소속이나 친박연대로 출마해 여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부산에서는 지금은 비박계로 분류되는 김무성 대표와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이진복 유재중 의원, 박대해 전 의원 등이 '박근혜 깃발'로 여당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 25일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여당에 던진 메시지도 PK의원들이 긴장하는 이유다. 박 대통령은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를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19대 국회 초반 부·울·경 37명의 여당 의원들은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공천을 받은 만큼 대부분 친박계로 분류됐으나 현재 3분의 2 이상이 정치적 입장을 바꿨다. 특히 '박근혜 키즈'로 평가받던 부·울·경 초선 12명은 대부분 비박계로 전향했다.

내년 총선은 18대 총선 때와 사정이 다르다는 의견도 있다. 박 대통령이 '분열의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또 다른 부산 의원은 "박 대통령의 메시지는 국정 운영을 잘 할 수 있게 여당이 도와달라는 것"이라며 "총선 공천권이나 정계 개편으로 보는 시각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