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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백한기 기자 baekhk@kookje.co.kr |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40여 년 전인 1976년, 처음 서울 땅을 밟았을 때와 비교하면 지금 두 나라는 비약적인 도약을 했어요. 1965년 당시 한·일 양국의 연간 인적 교류가 1만 명이었는데 지금은 500만 명 이상입니다. 정치·경제는 물론 문화적·인적 교류도 다른 어떤 나라와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마츠이 사다오(63) 재부산일본국총영사를 지난 19일 동구 초량동 총영사관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50년 간 한·일 두 나라의 관계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이웃이라고 평가했다. 2013년 4월부터 총영사를 맡으면서 부산과 인연을 맺은 그는 지금까지 5차례에 걸쳐 14년여 동안 한국에서 근무했다. 그는 단어 하나를 고를 때도 양국간 오해가 생기지 않게 오래 고민하는 등 신중하게 답변하며 한 시간 넘게 인터뷰에 응했다.
대학시절부터 전공(법학)과 별도로 한국에 관심이 많아 한국소설을 읽을 정도였던 그는 "처음 한국에서 지낼 때는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의식하면서 생활해야 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하숙집에서 한국인의 정을 느끼고 한국이라는 나라를 빠르게 배울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유사이래 한·일 관계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문제는 문제대로 해결하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도 차분하게 서로의 입장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한·일 관계는 극한 갈등의 연속이다. 치유되지 않은 과거사가 한·일 관계의 '돌부리'로 작용하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취임 후 단 한 차례의 정상회담도 하지 못한 사실이 한·일관계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일각에서는 두 나라가 현재 최악의 관계라고도 진단한다. 하지만 마츠이 총영사는 "절대로 그렇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는 "어려운 문제가 생기면 아예 관계가 끊어지거나 교류를 중단하는 등 대화의 통로가 막힐 때가 많았지만 지금은 정치와는 별개로 경제, 인적, 문화적 교류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다. 역사 문제에 가려 협력적 모습이 잘 드러나지 않으면서 최근의 사태가 확대 해석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그는 "'최악'이라는 단어로 규정하는 순간, 모든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면이 있다"면서 언론이 그 반대상황도 계속 조명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빠른 시일 내에 양국 정상이 만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 서울 제주 등지에서 10년 이상 한국인과 부대끼며 살아온 그는 두 나라 민족 간의 극명한 차이점을 서로 인정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랬다. 그는 "한국은 노사분규 등의 문제가 발생했을 때 밖으로 드러내는 방식으로 갈등을 표출하고 해결한다면, 일본은 노출시키는 대신 서서히 조정하면서 문제를 해결한다. 어느 한쪽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서로의 차이점이다. 한·일 문제도 이런 차이에서 비롯하는 오해도 있고 어려움도 있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앞으로 열어야 할 새로운 50년에 대해 그는 어떤 해법을 가지고 있을까. 마츠이 총영사는 "국경을 마주한 이웃나라는 갈등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제한 뒤 "새로운 50년은 전세계가 더 가까워지고 긴밀해질 것이다. 미국, 중국의 양강 구도 속에 끼어 있는 한·일은 미래 비전을 공유하면서 공동 번영할 수 있는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 두 정상이 빨리 만나 지혜롭게 여러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협력의 공간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