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불씨
- 靑 "국회법 삼권분립 위배" 반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29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하지만 후폭풍은 거세다. 국회의 수정 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 때문이다. 여야는 정부가 대표적인 개혁과제로 내세워온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을 처리하려고 국회법 개정안을 연계해 통과시켰다. 이에 청와대는 "삼권분립 위배"라고 반발하며 거부권 행사까지 거론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삼권분립에 아무 이상이 없다"며 반박해 당·청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날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은 의원 246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233명, 반대 0명, 기권 13명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공무원이 내는 보험료율은 5년에 걸쳐 현행 7.0%에서 9.0%로 인상되고, 공무원이 받는 연금액의 비율을 의미하는 지급률은 20년에 걸쳐 1.90%에서 1.70%까지 순차적으로 인하된다. 이와 함께 연금 지급액을 5년간 동결하고, 연금 지급 시작 연령을 2010년 이전 임용자도 60세에서 65세로 늦췄다.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마련된 개혁안이 합의 처리되고 향후 발생할 사회적 갈등에 대한 해법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재정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시작된 공무원연금 개혁안의 본회의 통과로 적자폭 감소가 기대된다. 그러나 '미완의 개혁'이라는 지적과 함께 적잖은 과제를 남겼다.

우선 '개혁수위'가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재정절감 효과 측면에서는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되나 20년간 단계적으로 지급률을 인하하기로 하면서 단기 재정절감 효과는 애초 기대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재직 공무원들보다 신규 공무원과 임용 기간이 얼마 지나지 않은 공무원들에게 집중적으로 적용되면서 세대 간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민연금과의 형평성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겨뒀다.

특히 이날 본회의에서는 대통령령·총리령·부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의 취지와 내용에 합치되지 않는 경우 국회가 수정·변경을 요구하고, 행정기관은 이를 처리·보고하도록 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하면서 청와대와 여야가 충돌하는 등 후폭풍이 불고 있다. 청와대는 "법원의 심사권과 행정 입법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정치권에 '재고'를 요청했다. 나아가 청와대는 "거부권 행사 또는 권한쟁의심판을 포함한 다각적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청와대가 과도하게 해석하고 있다"고 맞섰다. 새정치연합도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헌법공부를 더 하셔야 하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