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文, 완패로 당 장악력 타격
- 金, 기대이상 선전 탄탄대로

사실상 '김무성 대 문재인'의 승부였던 4·29재·보선에서 결국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웃었다. 이번 재·보선은 김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여야 수장으로서 벌인 공식적인 첫 맞대결이었다. 특히 두 사람은 차기 대권 후보로서 각각 여야 1위를 달리는 주자다. 이에 이번 승부는 대권행의 중요한 고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의 전패 및 호남민심의 외면은 문 대표에게 상당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문 대표는 지난 2·8 전당대회에서 '이기는 정당'을 공약으로 걸고 나와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그 첫 시험대인 재·보선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본 것이다. 이에 따라 그가 당시 언급한 '세 번의 죽을 고비' 가운데 두 번째 고비로 칭했던 '당 재건'의 동력이 빠지고 거센 후폭풍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재·보선이 야권분열이라는 불리한 구도 속에서 치러진 데다 지난해 7·30재·보선처럼 후보 공천 과정에서 잡음도 없었다. 따라서 선거 패배의 책임이 고스란히 문 대표를 향할 것으로 보긴 어렵다. 그런데도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라는 초대형 호재를 이용하지 못하고 '성완종 특사' 논란으로 '되치기' 당해 수세적인 국면으로 끌려가는 등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그동안 몸을 낮추고 지켜보던 당내 비주류 세력들이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서면 문 대표의 당 장악력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갈등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출 과정에서부터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주류-비주류 간 고질적인 계파갈등이 재현되면 '문재인 체제'가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현재 야권 전체를 통틀어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대표의 대권주자로서의 위상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야당의 성지'인 광주 서구을을 내주면서 싸늘한 '호남 민심'을 확인한 것은 그에게 뼈아픈 대목이다. 내년 총선과 이후 대권가도에 큰 숙제를 남긴 것이다.

반대로 김 대표의 경우 이번 완승으로 당내 입지를 굳히며 당·정·청 관계에서도 당 우위에서 국정 장악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당초 이번 재·보선은 여당이 1석만 얻어도 본전인 선거였던 만큼 김 대표로서는 패배해도 잃을 게 별로 없었다. 그런데도 김 대표는 기대 이상의 대승을 이끌어냈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직접 독대해 이완구 총리 사퇴를 이끌어내는 등 '성완종 리스트' 폭풍에서 당을 위기에서 구해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그만큼 존재감이 높아지면서 좀처럼 치고 나가지 못했던 대선후보 지지율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선거초반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을 잠재우고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전패까지 거론되던 선거국면을 반전시킨 데는 김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게 당의 중론이다. 파문이 터지자마자 "새누리당은 이번 파문을 보호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 나부터 수사하라"고 나서는 등 선제 정유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