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정치권은 4·29 재·보궐선거 서울 관악을과 인천 서·강화을 결과에 온신경을 쏟는 형국이다. 새누리당으로선 인천 서·강화을을,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선 서울 관악을을 반드시 사수해야 할 지역으로 꼽고 있지만 선거 판세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초박빙인 탓이다. 결국 여야 모두 수성(守城)에 대한 부담이 큰 만큼 당초 적진이었던 곳에서 의외의 승전보를 올릴 수 있다는 기대감도 교차하고 있다.

두 지역의 선거 결과는 이번 재보선 승패의 핵심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내년 20대 총선을 약 1년 앞두고 실시된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후보 당사자나 각 당 지도부는 물론 인근 지역 의원들도 가슴을 졸이며 결과를지켜보는 이유다.

현재 인천은 전체 12개 의석 가운데 새누리당이 5석, 새정치민주연합이 6석을 차지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선 여야가 6개 의석씩 반분했었다.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힘의 균형추가 균형상태로 돌아올 수 있고, 야당 우세로 쏠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인천 서·강화을은 전통적으로 새누리당이 강세를 보인 지역이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도 16.4%포인트 차로 야당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승리했던 곳이다. 그러나 신도시가 들어서고 새누리당으로서는 지지세가 취약한 젊은 층의 인구 유입이 늘어나면서 인천 전체의 인구 지형 자체가 점차 불리해지는 상황이다.

'성완종 파문'과 같은 중앙 이슈에도 민감해 한번 정치판이 출렁이면 언제든지 당선자가 바뀔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된 것이다. 김무성 대표가 '숙박 유세'까지 벌이며 이곳에 집중할 정도다.

관악을의 경우 새정치민주연합이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야권 표는 66.7%였지만 후보 분열로 새누리당에 불과 5% 포인트 차이로 신승했다. 이번에도 '거물 정치인'인 국민모임 정동영 후보가 등장해 판세를 크게 흔들어 놨다. 정동영 후보가 당선된다면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단순히 의석 하나를 잃는 의미를 떠나 야당 정치지형 개편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인근 서울 동작을에 후보도 내지 못했던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번에는 후보를 내고도 패배한다면 서울에서 제1 야당으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나온다.

관악을 패배는 내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수도권에서 '정권심판론'이 그다지 힘을 받지 못한다는 게 간접 증명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판세가 박빙이라 승패를 논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새누리당의 '이번에는 여당으로 바꿔보자'는 주장이 밑바닥에서는 상당히 공감을 받고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고 한다. 디지털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