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역기반 취약한 신진들엔 부담
- "정치개혁 되레 후퇴" 우려 고조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공천 방식이 상향식으로 굳어지면서 부산지역 원로 인사들이 출마를 타진하는 등 꿈틀대고 있다. 지역 내 인지도가 높은 만큼 경선 때 유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지역 기반이 취약한 신인들은 전면 경선 방식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정치 개혁 차원에서 내세운 '상향식 공천'이 신인들의 국회 진입에 악재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높다.

■원로 '꿈틀'

20대 총선을 1년여 앞두고 있지만 부산 여권 내 정치 신인들의 움직임은 비교적 조용하다. 상향식 공천이 기정사실화되면서 현역과의 경쟁자체가 어려워진 상황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취임 초기 지역 밀착형의 유능한 신인을 발굴해 현역과 경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신인 발굴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원로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안경률 전 한나라당 사무총장은 해운대·기장 선거구의 재획정 방향에 따라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총장은 최근 새누리당 국책자문위 부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 일부 원로 인사는 당내 인사에게 특정지역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지원을 요청했다는 설도 있다.

■현역 '가세'

새누리당 부산 의원들은 서부산권을 중심으로 한 당의 취약지에 지명도 높은 원로들을 등용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확산시키고 있다. 특히 당사자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 설동근 동명대 총장 영입론을 제기하고 있다.

한 부산 의원은 '원로 등용론'에 대해 "지역에 경쟁력을 갖춘 신인을 찾는 게 쉬운 일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의원은 "총선 때마다 부산에 50%가량의 물갈이가 이뤄졌지만 정치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현역들의 자리 보전을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상향식 공천 때 인지도가 만만치 않은 지역 원로들이 자신들과 경쟁하는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새누리당 20대 총선 공천이 '원로'와 '현역'들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치 신인의 기회가 원천 차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 정가 인사는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 부산에는 그에 걸맞는 정치적 역동성도 필요하다"며 "신인이 도전할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