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가 출범하면서 청와대 인사위원회의 인사시스템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인사혁신처는 기본적으로 일반직 공무원에 대한 인사관리·운영을 책임지고 있지만 장·차관이나 공공기관장 등 정무직 고위인사들에 대한 인사자료도 관리하고 있다. 여기에 이른바 '관피아(관료+마피아)' 척결을 위한 공직 개혁작업도 맡고 있어 어떤 형식으로든 청와대의 인사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23일 "인사혁신처가 안전행정부(현 행정자치부)의 인사업무를 중심으로 기능을 줬지만, 인사관리라는 특성상 일반직 외에도 고위 정무직 인사운영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핵심은 인사혁신처와 청와대 인사수석실과 민정수석실, 그리고 인사위원장(비서실장)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느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근면 초대 인사혁신처장은 지난 20일 인사혁신처가 출범하자마자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을 찾았다. 두 사람은 관피아 척결 및 인사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청와대 관계자들이 전했다.
이 처장은 김 실장과 면담한 데 이어 조윤선 정무수석, 안종범 경제수석, 정진철 인사수석 등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하면서 인사혁신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과 청와대 주요 수석들이 인사혁신처가 출범한 날에 이례적으로 차관급인 이 처장을 직접 만난 것을 두고 관피아 척결이나 공무원연금 개혁 등의 현안 외에도 향후 청와대 인사운영에 대한 얘기도 오갔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개각 때마다 인사 파동을 겪은 청와대의 입장에서 민간기업의 인사전문가인 이 처장의 '노하우'를 들었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하지만 주요 공직자 인선이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이 아니라 '비선 라인'으로 불리는 측근그룹의 추천을 통해 시작되는 관행과 청와대 민정라인의 허술한 검증이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문창극·안대희' 사태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기왕에 인사혁신처를 출범시켰으니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탈피해 청와대가 이 시스템을 믿고, 정무직 인사도 추천단계에서부터 인사혁신처의 자료를 활용해야 한다"면서도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는 머지않아 드러나게 될 것"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