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텃밭인 부산에서 야당 후보로 출마한 아버지와 아들을 돕기 위해 가족들이 애틋한 선거운동에 나서 화제다. 새누리당 정몽준 서울시장 후보와 고승덕 서울교육감 후보가 자녀들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등 6·4지방선거 판을 '가족'이 뒤흔드는 상황이어서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황호선 사상구청장 후보의 딸 주영(24) 씨는 지난달 18일 미국에서 귀국해 '정치 초짜'인 아버지를 지원하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 주 데니슨대학에서 디자인을 공부 중인 주영 씨는 입국 날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황 후보의 유세에 따라다닌다. 문재인 의원의 친구인 황 후보는 오랜 대학교수 생활과 시민단체 활동 등으로 경력이 누구보다 화려하지만, 정치는 처음이다. 그러나 주영 씨는 황 후보의 뜻을 존중하며 급히 한국행을 결정했다. 주영 씨는 특히 "우리 아빠 황호선을 도와주세요"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밝은 얼굴로 거리 곳곳을 누벼 사상구 내에선 이미 꽤 유명인사가 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황호선'을 치면 '황호선 딸'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할 정도다. 주영 씨는 선거사무소 청소는 물론 온갖 궂은일을 도맡으며 캠프의 에너지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새정연 윤준호 해운대구청장 후보의 아들 재형(21) 씨 역시 아무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최근 자발적으로 아버지를 위해 귀국했다. 윤 후보는 부산시당 대변인을 맡고 있는 만큼 선거에 대한 책임감도 무겁다. 재형 씨는 이런 윤 후보의 마음을 이해하고 든든한 후원인으로 나섰다. 재형 씨는 도시철도역 등지에서 "아버지는 책임감이 강하신 분입니다. 도와주세요"라고 쓴 피켓을 들고 윤 후보를 홍보하고 있다. 또 지난 2일 밤부터 비를 맞으며 3000배를 한 윤 후보 옆을 말없이 지켰다.

	김근수 후보 어머니. 국제신문 DB

　TV 프로그램 '좌충우돌 두 남자의 만국 유람기'에 출연해 인기를 끈 새정연 김근수 해운대구 제3선거구 시의원 후보는 어머니가 지원군이다. 김 후보의 어머니 황임경(48) 씨는 "내 아들, 정직하게 키웠습니다. 시의회로 보내주십시오"라고 간절하게 말한다. 황 씨는 이런 내용의 피켓을 들고 '1인 유세'를 펼치고 있다. 때론 피켓을 옆에 세워두고 유권자들에게 절하며 아들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