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연합뉴스

- "총리 지명 받고자 기부한 것"
- 새정연, 송곳 청문회 예고

야당이 26일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를 '관피아'의 상징으로 규정, 혹독한 인사청문회를 예고했다. 이에 안대희 후보자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제가 변호사 활동을 한 지난 1년간 늘어난 소득 11억 원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회견에서 "변호사 활동 수익과 관련한 고액과 전관예우 논란에 대해 국민께 송구하게 생각한다. 제가 번 돈의 3분의 1을 기부했으나 그래도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든다. 부정부패 척결에 저의 소득이 장애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나머지 소득도 환원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 후보자가 고액 수임료 논란과 관련해 전액 사회 환원이라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앞서 기부한 4억여 원 중 3억 원은 세월호 참사 후 정홍원 총리가 사임의사를 밝히고 기부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을 키웠다.

새정치민주연합 사전검증위원회 김기식 의원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총리 지명을 받고자 3억 원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기부하고 나서 청문회를 통과하고자 또 11억 원을 기부하는 것은 정치적인 기부라는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최원식 전략기획위원장도 안 후보자 기자회견 직후 간담회를 갖고 "재산형성 과정과 전관예우 의혹 등에 대한 한 마디 해명도 없이 사회환원으로 덮으려는 것은 국민들 앞에 진솔한 소명이 되지 않는다"며 송곳 검증을 벼르고 나섰다. 최 위원장은 ▷안 후보자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들을 사실상 고용관계임에도 동업관계로 세무처리를 했는지 여부 ▷공개되지 않은 올해 5월까지의 수임료 내역 ▷후보 지명 이후 수임사건 사임 내역 등을 공개하라고 압박했다.

정의당 천호선 대표도 보도자료를 내 "16억 원이 떳떳하지 않다면 사회환원은 필요없는 것이고, 총리를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고, 통합진보당 김재연 대변인은 "돈이면 면죄부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11억 원을 기부할 테니 총리를 시켜달라는 것이 매관매직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를 반성한다면서 꺼내놓은 새 총리 후보가 다섯 달 동안 16억 원, 하루에 1000만 원씩 번 분이라는 것은 국민정서에 반하는 일"이라며 "안 후보자 지명은 재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전관예우도 이렇게까지 짧은 기간에 떼돈을 번 전례는 없었다고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말하는 적폐요, 공직사회의 암 덩어리가 아니겠는가"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