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새누리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가 23일 동래구 메가마트 앞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김동하 기자, 통합진보당 고창권 부산시장 후보가 23일 부산진구 범천동 철도정비창을 방문, 근로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무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후보가 23일 부산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촉구 범국민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홍영현 기자

# 서병수 구상은

- 5개 시·도 입지 결과 승복 않으면
- 추진 다시 백지화될 가능성 잠복

# 오거돈 구상은

- 공항건설 보장 측면에선 긍정적
- 프로세스 수정 어려워 실현 의문

# 고창권 입장은

- "어느 지역서 어떤 방식으로 할지
- 새누리 통일된 입장정리가 우선"

'서병수식이냐, 오거돈식이냐'.

부산 최대 현안인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방향에 대해 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접근 방식이 극명한 차이를 보이면서 6·4부산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오 후보가 당선되면 정부 프로세스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하다. 반면 서 후보는 기존 방식대로 진행하자는 입장이다. 신공항 추진이 근본적 변화의 길로 갈지, 현행 방식대로 진행될지 '공'은 부산 시민들의 '손'으로 넘어갔다.

■오거돈, 부산 자력 추진

오 후보의 신공항 추진 방식의 핵심은 ▷대구·경북 논의 대상에서 제외 ▷전액 민자 건설 등 두 가지다. 가덕신공항 건설의 걸림돌이 되는 요소들을 애초에 제거하겠다는 것이다. 밀양 입지를 주장하며 부산과 다른 입장을 보이는 대구·경북을 논의 대상에서 제외, 지역 간 갈등 소지를 사전에 차단하자는 것이다. 민자 유치는 신공항 건설이 정부 의지에 좌우되는 상황을 막기 위한 포석이다. 정부 내에서는 여전히 '인천공항 집중 육성론'이 강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신공항 추진이 차질을 빚는 상황도 발생했다.

오 후보의 방식은 가덕신공항 건설을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다. 우선 항공 수요조사와 영남권 5개 시·도 입지조사 합의 동시 완료, 9월 입지조사라는 정부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정부와 당사자인 대구·경북의 수용 가능성도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지난해 부산 민·관·정의 힘으로 추진하게 된 기존 프로세스 변경에 따른 극심한 혼란도 예상된다.

민자유치의 근거가 되는 항공수요조사 증대 방안도 실현 가능성이 불투명하다. '오거돈캠프' 동북아해양경제수도위원회 김가야(동의대) 교수는 남해고속철·유라시아 횡단철도 기·종점 가덕건설, 가덕도의 북극항로 전진기지화 등을 제시했다. 이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 차원을 넘어 '부산 집중 육성'으로 정부 정책의 근원적 변화가 없으면 불가능하다.

■서병수, 정부 주도 추진

반면 서 후보는 현재 추진 중인 정부의 프로세스를 충실히 이행하자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철저한 경제성 논리로 접근해 정부가 가덕신공항 건설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선 현재 정부가 동남권 신공항 추진을 위해 프로세스를 가동하고 있어 안정적 추진이 가능하다. 지난해 수요조사 예산 5억 원이 반영된 데 이어 올해 입지조사를 위한 20억 원의 예산도 배정된 상태다. 특히 현행 정부 프로세스 추진에는 '부산의 힘'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이 때문에 오는 8월 완료되는 항공 수요조사에도 부산의 요구 사항이 대부분 반영됐다. 부산에 비해 다른 시·도의 신공항에 대한 절박함이 상대적으로 약해 입지조사 합의 절차에도 부산의 목소리가 반영될 가능성도 높다.

하지만 현행 방식은 정부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하는 것이어서 가덕신공항 건설을 보장할 수 없다. 입지조사 전 5개 시·도의 합의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에 부산에 불리한 결과가 나와도 이의를 제기할 명분이 떨어진다.

입지를 놓고 5개 시·도의 갈등이 재발하면 신공항 추진 자체가 재백지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는 5개 시·도가 결과에 승복한다는 합의가 없으면 신공항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 때문에 서 후보는 "5개 시·도 합의와 관계없이 정해진 일정대로 입지조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창권, 현행대로 추진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도 가덕신공항 건설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추진 방식도 현행대로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신공항 건설을 놓고 지역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며 '선 여당 입장 정리'를 촉구했다. 고 후보 측은 "부산과 경남, 대구 새누리당 후보마다 입지를 놓고 다른 소리를 낸다"며 "어느 지역에 어떤 방식으로 할 건지 새누리당부터 통일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 서병수-오거돈의 동남권 신공항  　 추진 방식 서병수 구분 오거돈 정부 프로세스  이행 추진 방식 정부 프로세스  수정(대구·경북  논의 대상에서 제외) 정부 추진 주체 부산 국비 (일부 민자 포함) 건설 재원 전액 민자 안정적 추진 강점 가덕신공항 보장 재백지화 가능성 단점 낮은 현실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