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도민에게는 불통과 독선보다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지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 도정 바르게 세우고 싶어 출마
- 온순한 외유내강 이미지 강조
- 노련한 홍준표 후보와 차별화
- 사람에 투자하는 혁신경제
- 상생·협력 바탕 성장전략 마련
- 야권단일화 무리한 추진은 독

6·4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 자리에 도전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46) 후보는 겉으로 풍기는 인상이 부드럽다 못해 온순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노련한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와는 기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선거에 출마하게 된 이유를 조리있고 소신있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 외유내강형이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김 후보도 이골이 났다. 그는 "2012년 총선에 나갔을 때 '착해 보인다. 그래서 정치할 수 있겠나'라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그 때마다 겉모습은 착해 보여도 속은 단단하다. 대학 때 학생운동을 하다가 3번이나 구속됐다. 착한 사람들이 정치를 해야 정치도 바뀌지 않겠는가라고 대답했다"며 껄껄 웃었다.

김 후보는 얼핏 생각할 때 약점일 수 있는 자신의 이미지를 장점으로 바꿔 이번 선거에 활용할 방침이다. 새누리당 홍 후보는 겉으로 강해 보이지만 그가 가지고 있는 불통과 독선이 결국은 상처를 속으로 곪게 만든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경남도민과의 소통을 위해서는 부드럽지만 강직한 리더십이 필요하며, 이런 점에서는 자신이 홍 후보보다는 더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과 달리 새정연의 경남 도지사 후보 선출 과정은 순탄하지 못했다. 우선 김 후보의 출마 여부도 지난해까지 미지수였다. 간혹 이름이 거론되기는 했으나 확실한 후보로 인식되지는 못했다. 유권자들이 야당 후보가 갑작스럽게 등장한 것이 아니냐며 다소 혼란을 느낄정도였다. 반면 김 후보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무너져 가는 경남, 거꾸로 가는 도정을 보면서 경남도민의 떨어진 자존심을 세우고 경남을 다시 일으켜 세워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에서 출마를 했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지금까지 준비를 차근차근 해 왔음을 강조했다.

경남이 새누리당 강세 지역이어서 야권 후보로서는 승산이 떨어지지 않느냐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선거운동을 해보니 이전과는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감을 받고 있다. 홍 후보와의 지지도 격차가 많이 좁혀지고 있어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세월호 참사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못하는 정부에 대해 국민들이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는 점도 자신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어줄 요인으로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 김 후보가 내건 공약의 고갱이는 '사람을 우선 생각하는 사람 중심의 경남, 따뜻한 경남, 아이키우기 좋은 경남, 안전한 경남'이다. 여기에는 사람에 투자하고 사람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혁신경제,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경제로 성장 전략을 마련한다는 복안이 깔려 있다. 진주의료원 폐업 등 외적인 성과를 위해 밀어붙이기를 강행했던 홍 후보와는 뚜렷한 차별성을 두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김 후보는 통합진보당 강병기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에 대해서는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무리한 추진은 독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새정연 중앙당이 '통진당과의 연대는 반란'이라고 결정한 방침과 관련해서는 "경남지역에 무리하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언급, 막판 조율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 학생운동하다 세 번이나 구속된 '봉하마을 지킴이'

■ 김 후보가 걸어온 길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경남도지사 후보의 고향은 경남 고성군 개천면 용안리다. 1967년생인 그는 고성초등학교 6학년 때 진주로 전학을 가 그곳에서 고등학교를 마쳤다. 서울대 인류학과 재학 중 학생운동을 하다가 3번이나 구속됐다.

김 후보는 대학 졸업 후 국회의원 정책비서를 하다가 2002년 대선 때 고 노무현 대통령을 만났다. 이 때부터 노 전 대통령과 끊을 수 없는 질긴 운명이 시작됐다.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은 노 전 대통령, 살면서 가장 가슴이 아팠던 일은 노 전 대통령 서거라고 말할 정도다. 참여정부 시절 김 후보는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1부속실 등에서 일했다. 그는 "새벽 해뜨기 전에 출근해 저녁 늦은 시간 귀가했다"며 이 당시를 아주 열심히 일했던 기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김 후보는 2008년 2월 노 전 대통령과 김해시 봉하마을로 내려왔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에도 7년간 봉하마을을 지켰다. 2012년에는 국회의원(김해을) 선거에 나섰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 공보특보와 수행팀장 등을 맡았다. 그리고 올해, 새누리당 홍준표 후보의 대항마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