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병수
- "제1회 선거 때와 구도 비슷"
- 무소속 후보와 대결은 딴판
# 오거돈
- "범야권 무소속후보 닮은꼴"
- 세 결집 이뤄낼지는 미지수
'문정수냐, 김두관이냐'.
세월호 참사 속 차기 부산시장직을 겨냥한 새누리당 서병수, 무소속 오거돈 후보의 대결이 달아오르고 있다. 두 후보는 과거 선거를 통해 이번 선거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지향점은 다르다. 서 후보는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의 '데자뷰'(경험한 적이 있는 느낌)'를 기대한다. 당시 부산 여권의 뿌리인 민자당 문정수 후보는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격돌해 20년 부산 정권의 토대를 닦았다.
반면, 오 후보는 4년 전 '경남의 기적'이 부산에서 재연될 것을 장담한다. 야권 단일화를 통해 범시민후보로 나선 무소속 김두관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이달곤 후보를 꺾고 처음으로 야권 출신의 경남도지사직을 차지했다.
■서, '어게인 문정수'
새누리당은 이번 선거와 유사했던 '제1회 지방선거'를 근거로 서 후보의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서 후보와 마찬가지로 당시 문 후보도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핵심 측근이었다. 이번 선거와 같이 민주당 노무현 후보라는 강력한 야권 후보가 있었지만 문 후보가 10%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완승했다.
한 때 YS계였던 노 후보가 당시 여권 일부의 지지를 받았듯이 오 후보도 같은 상황이다. 부산의 숙원 사업이 최대 현안으로 걸려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은 부산 발전 측면에서 보면 당시의 '삼성자동차 유치'보다 그 무게감이 더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신공항을 비롯해 북항 재개발, 연구개발 특구 조성 등 도약을 해야 하는 부산의 현안들이 이제 시작 단계다"며 "정권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데 무소속 시장이 감당할 수 있겠나"라고 오 후보를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제1회 지방선거와 단순비교는 무리라는 분석도 많다. 노 후보가 야당의 간판을 달고 나온 데 비해 오 후보는 무소속 시민후보를 표방하고 있다. '각'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또 당시에는 처음으로 부산·경남 정권이 탄생해 시민들의 기대감이 여당 후보 결집으로 나타났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
■오, '김두관의 기억'
오 후보는 '김두관의 기적' 재연을 확신하고 있다. 2010년 김 후보는 경남도지사 선거에서 여권 실세인 이달곤 전 행안부 장관을 꺾는 기염을 토했다. 오 후보의 시민후보 표방도 당시 김 후보와 '닮은꼴'이다.
오 후보가 '혈혈단신'으로 범야권 단일 후보로 나선 것도 김 후보와 유사하다. 당시의 경남과 마찬가지로 최근 부산지역의 정부·여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적지 않은 분위기도 '제2의 김두관'을 자신하는 이유다. 다만, 오 후보가 당시 김 후보처럼 범야권의 전폭적인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김 후보는 민주당에서 경남 공천을 포기, 민주노동당 강병기 후보와의 경선을 통해 단일후보가 됐다. 범야권 결집의 토대가 마련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가 사퇴한 만큼 공천 포기보다는 범야권의 결집을 이뤄낼 명분이 다소 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통합진보당 고창권 후보가 출마, 경남에서와 같은 1 대 1 구도가 형성되지 않은 것도 오 후보에게는 다소 부담이다.
하지만 이 같은 오 후보의 단일화 형태가 득표에 더욱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야권 연대'에서 자유롭고, 통합진보당과 엮이지 않으면서 중도층과 일부 여권 지지층을 파고들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