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공동공약 선전 길 막혀
- 安 도움 주지 못하고 분란 키워
- 새정치민주연합 한계만 노출
민선 부산시장 선거 사상 처음으로 제1야당이 실종됐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는 16일 무소속 오거돈 후보에게 단일후보 자리를 양보했다. 김 후보는 후보직을 양보하며 "시민께 제 열망과 꿈, 그리고 비전이 채 전달되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저보다 지지율이 높은 오 후보께 양보할 결심을 했다"고 말했다. 지지율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게 결정적 요인이라는 거다.
이는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새정연의 한계를 그대로 노출했다는 점에서 제1야당으로선 뼈아프다. 옛 민주당은 기존 안철수 공동대표 측 세력과의 통합으로 부산지역 선거에서 선전을 기대했지만, 오히려 안 공동대표가 '마이너스'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당 내부에서 제기된다. "안 공동대표가 고향인 부산을 버렸다"는 불만까지 나오고 있다.
자신의 고향에서 전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한 데다, 새정연 창당 전부터 오 후보 영입에만 관심을 가져 김 후보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안 공동대표 측은 새정연 소속이면서도 단일화 경쟁 상대인 오 후보 측과 꾸준히 '물밑 연대'를 이어 왔다. 안 공동대표 역시 거듭된 요청에 김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았지만, 행사 내내 불편한 기색을 내비쳐 당원들의 눈총을 받았다. 결국, 제1야당은 문재인·안철수·손학규 등이 이름을 올린 매머드급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고도 무소속의 벽을 못 넘었다.
특히 기초단체장·기초의원 후보들은 가까스로 '기호 2번'을 되찾았지만, 기호 2번을 홍보해줄 대표선수가 사라져 고전이 불가피하다. 단일후보로 선출된 오 후보는 줄곧 "새누리당 세력까지 아우르는 범시민 후보 단일화"를 주장해온 만큼, 선거에서 새정연 후보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시장 후보가 없으니 제1야당의 부산지역 공동공약을 선전하는 일도 어려워졌다.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야당으로선 2017년 정권교체도 쉽지 않아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유력 대선 주자인 안 공동대표와 문재인 국회의원이 부산에서 큰 존재감을 못 보여줬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여당과 팽팽한 접전을 벌이지 못한다면 대선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
우선 안 공동대표는 최근 잇따라 부산시당의 반발을 산 '공천 잡음'과 '계파 다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사하구청장 공천을 받았다가 중앙당 최고위원회에서 뒤집힌 이용한 후보는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 안 공동대표 등을 반드시 법정에 세우겠다"고 벼르고 있다. 일부 부산시당 당원은 "안 공동대표가 부산에 온다면 계란 세례를 각오해야 할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도 보인다. 부산 여론이 안 공동대표에게 호의적이지 않다는 방증이다.
반면 문재인 의원은 황호선(부경대 교수) 사상구청장 후보와 송병곤(영화 '변호인'의 국밥집 아들 실제 인물) 시의원 후보 등을 발굴하며 나름 노력했지만, 역시 부산지역 선거 전체를 이끌 만큼의 저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새정연 부산시당은 '기초단체장·광역의원 전 지역구 공천'에도 실패했다. 박재호 부산시당 공동위원장은 "시장 후보직을 내려놓은 김 후보의 심정이야 오죽하겠느냐"며 "안타까울 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