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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왼쪽) 부산시장 후보와 무소속 오거돈 후보가 단일화를 위한 일대일 토론을 벌이고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 당 안팎 단일화 압박 거세고
- 맞짱토론서도 공감대 형성
- 양보 놓고 여전히 신경전
- 합치기로 합의후 다시 후퇴
- 金 "완전 결렬 아직 아니다"
- 단일화 추진은 지속될 전망
- 후보선정 방식 놓고 기싸움
- 최종 합의까지는 진통 예고
6·4부산시장 선거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춘 후보가 13일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합의를 불과 몇 시간 만에 철회하면서 범야권이 혼란에 빠졌다. 김 후보가 이날 토론회 직후 신속하게 단일화를 결정한 건 후보 등록일(5월 15, 16일)까지 시간이 촉박한 데다 당 안팎의 '압박'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시간가량 토론을 통해 오 후보와 정책적 공감대를 형성한 것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협상이 진행되기도 전에 오 후보에게 등을 돌려, 단일화 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항복은 있을 수 없다"
발단은 오 후보 측의 입장 발표문이다. 오 후보 선대위는 이날 김 후보가 "단일화 협상을 추진하겠다"고 하자, 즉각 "김 후보의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단일화 방식을 포함한 제반 문제를 오늘 밤(13일)이라도 한꺼번에 일괄 타결하자"고 환영했다.
바로 이 지점에서 김 후보는 '굴욕감'을 느꼈다. 자신이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부산 대개혁 공개 약속'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양보하라는 요구로 받아들인 것이다. 김 후보 측은 "오 후보가 지지율에서 앞선다고 해서 '빨리 양보하고 빠져라'는 식의 주문을 한 거나 다름없다"며 "이런 식의 단일화라면 시민의 동의도 지지도 받을 수 없다. 우리 당과 후보를 무시하는 처사다"고 반발했다.
결국, 이날 장시간의 토론과 긴박하게 이뤄진 단일화 협상 합의는 성과를 내지 못한 셈이 되고 말았다. 오 후보 측은 뒤늦게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대책 마련에 긴급히 착수했다. 오 후보는 이날 밤 11시50분 현재까지는 성명이나 보도자료를 내지는 않았다.
■단일화, 그래도 피할 수 없을 듯
그럼에도 범야권 단일화 자체가 무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 측 역시 협상 철회에 대해 "지금 단계에서 단일화 자체가 완전히 결렬됐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치권 안팎은 '단일화 진통' 정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전격적으로 단일화 합의가 이뤄진 배경에서도 그 이유를 일부 찾을 수 있다. 옛 민주당 계열의 새정연 부산시당 지도부와 당원들, 김 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원들은 대부분 단일화에 반대했다. 그러나 중앙당을 포함한 당내 핵심 인사들과 기존 안철수 공동대표 측 세력이 단일화를 강하게 요구해 왔다. 또 이들 세력 중 일부는 그동안 오 후보 측과 물밑접촉을 이어 왔다. 여기에다 오 후보 측은 연일 시민단체 등을 동원해 외곽에서 김 후보에게 압력을 넣었다. 김 후보는 지난달 30일 정식 후보로 선출된 이후 "오 후보는 야권도, 개혁 후보도 아니다"며 버텼지만, 끝내 이 같은 압박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김 후보는 명분을 찾기 위해 '끝장토론' 카드를 내밀었고, 오 후보가 이를 받아들인 마당에 단일화 자체의 결렬을 선언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토론에서 두 후보가 '정당'과 '무소속'에 관한 견해 차이는 있었지만, 개혁방안에선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점도 단일화 확률을 높인다.
■룰 놓고도 핑퐁게임 불가피
비록 양쪽이 아직 얘기도 꺼내지 못했지만, '룰'과 '시점'에 관한 현실적 협상은 필수적이다. 그동안 두 후보가 가장 선호한 단일화 방식은 차이가 크다. 김 후보는 공론조사(배심원제 등)를 기본으로, 필요하다면 여론조사를 추가할 수 있다는 견해를 보여 왔다. 반면 오 후보는 줄곧 '통 큰 양보'를 주장하다가 지난 12일 김 후보의 끝장토론 제안 이후 "경선도 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어느 한쪽이 싱겁게 포기하거나 양보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판단이다. 제1야당 후보인 김 후보로선 이기든 지든 "끝까지 경쟁했다"는 명분이 필요하다. 지방선거 '대표선수'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당내 불만을 잠재워야 한다. 공론조사든 여론조사든 시민의 의사를 묻는 절차는 필요하다는 거다.
만약 경선 룰에 여론조사가 포함된다면 대상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새정연으로선 야당 지지자만 대상으로 할 것을 원하고, 무소속인 오 후보 측은 새누리당 지지자까지 포함하기를 요구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선 '정체성'을 화두로 서로의 자질을 검증하는 질문도 이어졌다. 김 후보는 "무소속으론 책임 시정을 펼칠 수 없다. 그래서 야당 시장이 필요하다"며 "(야권 단일화를 하려면) 시민의 높은 지지를 받고 계신 오 후보께서 야당에 들어와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오 후보는 "야당으로 두 번이나 시장선거에 출마했다. 2004년과 2006년 당시 열린우리당은 여당이었지만 부산에선 야당이나 다름없었다"며 "또다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나. 새누리당 독점구도를 깨기 위해선 일단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