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野후보도 정체성 공방만

- '許 10년' 평가·비판도 실종

부산의 미래를 결정할 6·4부산시장 선거가 7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야 후보 간 정책 대결이 사실상 실종됐다. 20년 이상 '1당 집권'의 기억에 지역 여당은 물론 야당도 얽매여 '구도 싸움'에만 매몰돼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역경제는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여야 후보 모두 부산의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시민 삶과 직결되는 생활 이슈는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여야 각 후보자 간 자질·정책 검증도 찾아보기 어려워 시민들의 후보 선택 기회가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제신문 매니페스토(참 공약 바로알기) 평가단은 25일 "현재 후보들의 공약과 비전을 들여다보면 누가 시장이 되더라도 '부산 침체'의 연장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후보자들의 각성을 촉구했다.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돼 선거전의 막이 오른 지난 2월 4일 이후 여야 후보들은 '경선 룰·박심(박근혜 대통령의 의중) 논란'(이상 새누리당),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의 정체성 논란'(야권) 등 '정쟁'에만 몰두했다.

후보들은 산발적으로 '규제개혁으로 100개 기업 유치'(박민식), '수로도시 건설'(권철현), '사상공단, 제2센텀시티 건설'(서병수), '반값전기료'(김영춘), '65세 이상 전 노인에 20만 원 기초연금 지급'(이해성), '동북아 해양 경제수도 건설'(오거돈)  등 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실행계획을 담은 '각론'이 부족하다. 실현 가능성에 대한 상호 검증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공통 공약인 '가덕신공항 건설'의 실현 전략도 불투명하다. 국토교통부는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권 5개 시·도의 합의가 전제되지 않으면 오는 8월 계획인 입지타당성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후보들은 영남권 5개 시·도의 갈등 해소 및 중앙정부 설득을 통한 실현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시정 '허남식 10년 체제'에 공과가 있음에도 불구, 서·박 의원과 권철현 전 주일대사 등 여당 후보는 물론 야권 후보마저 평가와 비판에 소홀하다.

'침묵하는 부산'과 달리 서울의 정책 선거전은 뜨겁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은 신분당선 연장 조기 착공을 둘러싼 중복 투자를 놓고 연일 부딪치고 있다. 또 김 전 총리와 이 최고위원, 정몽준 의원은 도덕성 등 자질 검증을 놓고도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국제신문 매니페스토 평가단인 동서대 배수한 교수는 "그동안 부산 선거는 여당은 경선만 통과하면 당선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면서 정책 선거보다 경선 승리에만 집착하고, 야당은 단일화 이슈를 들고 나왔는데 이번 선거도 지난 선거의 재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