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기장을 지역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 자의적 여론조사를 통해 시의원 공천을 추진(본지 17일자 1면 보도)한 것과 관련, 새누리당 부산시당의 고위 관계자는 17일 "해운대·기장을의 자체 여론조사는 당의 상향식 공천 방침을 거스른 것으로, 시당에서 절차를 밟아 공천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제의 여론조사 당사자들(기장1지역 : 박인대 시의원- 정동만 기장군의원, 해운대2지역 : 이철상 시의원-최준식 해운대구의원)이 사전에 합의서를 썼다고 하지만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번 사안에 대해 별도 조사할 계획은 없으며, 당사자들이 모두 공천 신청을 한 만큼 공천관리위원회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 문제를 짚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 의원 측 관계자 역시 이날 "시당의 공천 과정을 지켜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는 자체 경선의 문제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시당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하 의원 측의 이번 자체 여론조사 공천 추진을 두고 지역정가에서는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하 의원 측은 "여론조사에서 지는 후보에게 다른 방향으로 공천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퇴로를 열어줌으로써, 당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하지만 거꾸로 '분열'되는 결과를 빚은 것이다. 지역 내 유일한 무소속 단체장인 오규석 군수와 맞서야 하는 하 의원 측으로선 이번 일로 더욱 힘든 싸움이 예상된다.

특히 시당 공천 과정에서 자체 여론조사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하 의원이 입게 될 정치적 '데미지'는 훨씬 더 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