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가지 방안 중 분명 하나
- 파괴력·경쟁력 검증 안 돼
- 안철수 손잡기 거부했지만
- 입당 가능성 열고 기웃기웃
- 야권 "개인표만으론 실패"
- 줄타기 행보에 섭섭함 토로
3일 전국적인 주목을 받은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안철수 의원과의 만남에서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서 오 전 장관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 전 장관이 택할 선택지는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우선 ▷통합신당에 막판 합류하거나, 통합신당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신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고 무소속 후보인 자신을 암묵적으로 지지해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김두관식 단일화) ▷신당에서 후보를 내고 자신과 야권후보 단일화(박원순식 단일화)를 요구하는 경우로 선택지가 나뉜다.
이날 오 전 장관은 당장은 신당에 합류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오 전 장관이 신당 합류를 거부하는 것은 부산에서 신당의 파괴력이 미지수인데다 통합신당의 민주당 색채가 오히려 마이너스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때문이다. 오 전 장관은 이날 "통합신당 발표가 있고 난 후 부산에서는 '도로 민주당'이라는 얘기가 벌써 나온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그야말로 통 큰 연대가 필요하다"고 민주당 후보 꼬리표가 붙는 데 대한 부담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무소속 후보로서 벽에 부닥친다면 신당행도 고려할 수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오 전 장관 측 관계자는 지난 2일 "통합신당 합류 외에 선택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 오 전 장관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당까지 합쳤는데 유력 후보가 없으니 오히려 저쪽(신당)에서 다급해질 수도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신당행을 선택하더라도 쉽게 가진 않겠다는 뜻이다.
오 전 장관이 끝까지 신당에 합류하지 않는다면 통합신당에서 자당 후보를 안 낼 리는 만무하다는 점에서 정치권에서는 마지막 안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날 "민주당 흔적은 전혀 남기지 않고 본선까지 가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민주당, 안철수 신당(새정치연합) 지지표를 제외한 순수한 개인 오거돈에 대한 지지표가 얼마나 되겠느냐"며 "본선에서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본선까지 가는데 실패할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가 지금은 지지율이 크게 밀리지만 앞으로 통합신당의 후보로 치열한 경선을 벌일 경우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면서 "단일화 경선을 한다 해도 조직력과 명분 싸움에서 오 전 장관 개인의 힘으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정치 평론가는 "신당에 합류하든 안 하든 오거돈 후보가 합리적 보수층을 끌어들일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점은 변화가 없다. 일부 지지율 하락은 있겠지만 민주당 후보가 잠식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며 "무소속 후보로 남아 '박원순식' 단일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오 전 장관이 민주당을 제외하고 안 의원과 잇따른 접촉을 갖는 것을 부산 민주당의 흡수를 전제하고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 것으로도 분석된다. 실제 오 전 장관은 반새누리 세력의 연대를 주장하면서도 민주당 부산세력에 대해서는 무시 전략을 취해왔다.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나선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오 전 장관이 안 의원과 회동을 한 것과 관련,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통합으로 1990년 3당 합당 이전 민주세력이 하나가 돼 제대로 된 부산 목소리를 낼 토대가 마련됐는데 (민주당을 제외한) 두 사람의 만남은 적절치 못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통합신당의 절반은 열린우리당을 이은 민주당이다. 오 전 장관이 진정한 통 큰 연대를 원한다면 이들에게 먼저 예의를 갖추는 것이 도리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