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이 지난 3일 오후 돌연 '장성택 실각설'을 공개한 배경을 놓고 온갖 해석이 난무하고 있다. 당시는 여야의 국정원 개혁특위·특검 논의가 급진전되던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야당에서는 관련 정보의 실체와 무관하게 국정원이 조직의 이익을 위한 '타이밍 정치'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박용진 대변인은 4일 국회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시점과 관련해 의문을 갖는 국민이 많다"며 "여야가 국정원 개혁특위 합의 논의를 진행하는 상황에서 하필 장성택 실각설을 국정원이 공개한 것은 여러 가지로 의문점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간) 4자회담 진행 중 문형표 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해 여러 구설수를 만들었던 박근혜 대통령이나, 국정원 개혁특위 합의를 앞두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정보를 공개한 국정원의 태도가 혹시 여야 합의 불발을 겨냥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라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그러면서 "'장성택 실각설'이 국정원의 회심의 카드였을지 모르지만 국민은 이미 국정원의 패를 읽어버렸고, 국정원 개혁은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올해 내내 조직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메가톤급 정보 공개로 불리한 상황의 돌파를 시도했다. 지난 6월 여야가 국정원 댓글 국정조사에 합의한 직후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했다. 지난 8월에도 야당과 시민사회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촛불집회가 커지는 상황에서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민주당 신경민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특검과 특위 다 국정원과 관련돼 있는 게 뻔한데 이 사람들은 물타기의 귀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