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새누리당 단독 처리 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고 '퇴로 없는 투쟁'을 선언했던 민주당이 '회군' 명분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여야 대표+원내대표'간 4자 회담이 2일 오후 열리면서 대화의 장은 마련됐지만, 일단 여야간 간극만 확인한 채 다음날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진 상황이다.
뚜렷한 묘책 없이 출구 찾기에 부심해온 민주당으로선 약간의 '숨통'은 트이게 됐지만 최종 목적지로 삼고 있는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 특검 성사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민주당 내에서도 특검 관철 없이 '빈 손'으로 원내에 들어갈 수는 없다는 강경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4자 회담에 앞서 열린 민주당 의총에서도 특검만은 반드시 얻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다만 특검의 대상을 놓고는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 "대화록 유출 부분은 제외하자"(추미애 의원), "군 사이버사령부와 국가보훈처의 대선개입 의혹 부분에 집중하자"(이춘석 의원) 등의 이견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로서도 "직을 걸겠다"며 배수진까지 친 마당에 뚜렷한 성과 없이 회군하기가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김 대표는 4자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단 내일 만나봐야지"라며 "아직은 간극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인사들에게 "타협의 여지는 없다. 강경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전병헌 원내대표도 "'양특'(특검·특위)에 대한 양측의 입장차가 컸다"며 "우리의 입장은 변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의 뜻이 워낙 강경하다. 우리로선 더 물러날 곳이 없다"며 "김 대표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야당을 무시하고 일방통행하는데 대해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4자 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황 감사원장와 김진태 검찰총장,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한층 더격앙된 기류가 표출되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3일 4자 회담에서도 성과가 없을 경우 "끝까지 간다"는 강경 분위기지만 내부적으로는 고민이 적지 않다. 새누리당이 민생을 내세워 예산·법안 심의를 계속 압박할 경우 이를 거부하는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지도부 일각에서 새누리당이 직접 특검을 수용하진 않더라도 큰 틀에서 '민주주의 파괴와 회복'이라는 의제를 논의 테이블에 올려준다면 국회 복귀의 기회를 살릴 수 있다는 주장도 새어나오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이 때문에 4자 회담 이후 의사일정 복귀를 놓고 강온파간 노선갈등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당 일각에서는 김 대표의 단식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직은 때가 아니다"라는 의견이 더 우세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