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4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를 정조준, 문 후보자와 황찬현 감사원장·김진태 검찰총장 후보자 임명동의 문제를연계하는 '패키지 전략'을 포스트 인사청문회 국면을 돌파할 카드로 꺼냈다.
11∼13일 연달아 청문회가 진행된 3인의 거취 문제를 '일괄처리'하겠다는 것이다. 이 기간 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며 청문회에 화력을 집중한 만큼, 소기의 전리품을 얻어내는 동시에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앞두고 청와대와 여당에 대한 압박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려 정국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이중포석으로 풀이된다.
이 과정에서 당내 강경파의 '입김'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대여 강공 드라이브가 이어지는 흐름이다.
지난 12일 황 후보자 청문회 직후 전병헌 원내대표가 보고서 채택 방침을 '하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 후보자에 대한 인준은 15일 본회의에서 무난히 처리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김한길 대표가 "너무 쉽게 처리해줘선 안 된다"며 제동을 걸고, 강경파 의원들도 수위높은 대응을 잇따라 주문하면서 기류가 변하기 시작했다. 나머지 두 후보자와 달리 본회의 인준절차가 필요한 황 후보자 임명 동의 문제를 지렛대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린 것이다.
특히 13일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 '삼성 떡값 검사' 논란이 불거지긴 했지만 장남의 병역기피 의혹 등이 일정부분 해소되자 민주당의 과녁은 문 후보자로 향했다.
문 후보자는 당초 황, 김 후보자에 비해 민주당의 '사정권'에서 한발짝 비켜 서있었지만, 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법인카드의 사적유용 의혹에 대해 뚜렷한 소명을하지 못하면서 낙마대상 '0순위''로 꼽히게 됐다. 특히 "사적으로 법인카드를 쓴 게밝혀지면 그만두겠다"는 그의 발언이 발목을 잡았다.
민주당은 문 후보자의 낙마를 담보하기 위해 문 후보자가 사퇴하지 않으면 황,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 절차도 일단 응하지 않은 채 '시간끌기' 전략을 구사키로 했다.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3개 청문회 관련 특위 및 상임위 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이 같은 방침을 확정하고 청와대와 여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황 후보자의 경우 본회의 인준이 필요한 만큼 대여 압박효과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도 깔려 있어 보인다. 김 후보자에 대해선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지만 박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한 검찰총장 후보자는 임명하지 않겠다"고 공약한 점을 들어 일방임명을 저지하겠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18일 박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특검과 국정원개혁특위 설치 요구에 대한 의미있는 답을 끌어내기 위한 전방위 공세도 펴나간다는게 민주당의 복안이다.
하지만 문 후보자의 거취 문제가 조기에 매듭지어지지 않는다면 감사원장 등의 공백 사태가 장기화할 수밖에 없는 만큼, 민주당으로선 국정운영 '발목잡기'라는 역풍에 부딪히면서 적잖은 부담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경우 '포스트 청문회' 대응 기조를 놓고 강온파간 갈등도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