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색 정국 새로운 뇌관 부상
다수당의 법안 단독처리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국회선진화법'에 대해 새누리당이 개정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정국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13일 최고중진회의에서 "소수 정당이 국회의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면 대의민주주의를 왜곡하고 헌법이 보장하는 다수결 원리와 민주주의 기본질서에 위배된다"면서 "다수결 원칙과 의회민주주의가 작동하되 여야가 타협과 대화의 공간을 늘리는 국회법 개정안을 준비해 이른 시일 내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폭력국회에 대한 반성에서 18대 국회 말 여야 합의로 개정된 국회법은 국회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동의 없이는 사실상 법안을 통과할 수 없도록 해 민주주의 최우선 원칙인 '다수결 원리'에 반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새누리당은 소수당의 반대로 법률안 통과가 불가능한 상황도 국회선진화법의 예외규정에 포함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양승조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미디이자 제 얼굴에 침 뱉는 격"이라며 "야당 반대를 천재지변과 같은 비상사태로 해석해 선진화법 예외조항에 포함하겠다는 것은 반민주적 발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선진화법은 18대 국회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총선 공약으로 내세워 도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용진 대변인도 "정국 경색은 청와대와 여당이 풀어낼 의지가 없어서일 뿐 애꿎은 법을 탓할 때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내 비주류인 이재오 의원도 이날 과거 선진화법 통과를 주도했던 주류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를 겨냥, "선진화법을 재검토하려면 당시 법안 처리를 강행한 사람의 책임 있는 사과나 자기 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여당이 법 개정에 나섰지만 현실적으로 5분의 3 이상 동의를 필요로하기 때문에 선진화법을 개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데다 헌법소원심판 청구 역시 국회 무력화를 자인하는 꼴로 부담이 커 난관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