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공공기관 부채 이자만
- 작년 6조7897억 원 달하는데
- 상위 10개 기관 '내 돈 쓰듯'
- 성과급 지급 6102억 원 달해
- 1억8000만 원 챙긴 기관장도
- 접대비 법정한도 초과 일쑤
- 자녀 입사시킨 뒤 과다 급여
- 성범죄 솜방망이 처벌 '관대'
부채가 위험수준에 이른 공공기관들조차 경영상태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성과급을 챙겨가는 등 공공기관과 공기업에 만연한 도덕적 해이는 매년 이어진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 등 견제장치가 있음에도 여전히 뿌리뽑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장 성과급 1억 원대
지난해 공공기관들은 빚더미 속에서도 고액의 성과급을 여전히 지급했다. 부채 상위 10개 공공기관의 성과급 지급 총액은 6102억5300만 원이었고 최고 1억8000만 원을 받은 기관장도 있었다.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이들 10개 기관이 지난해 지급한 1인당 성과급은 최고 1706만8000원(한국수자원공사)에서 최소 93만5000원 수준이었다.
기관장들의 성과급은 1억 원대를 상회했다.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최고 수준인 1억8130만 원을 챙겨갔다. 반면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장은 최소 규모인 2719만 원을 성과급으로 가져갔다.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의 성과급은 1억5940만 원, 한국전력공사는 1억3597만 원, 예금보험공사는 1억3597만 원 등이었다. 올해 6월 결산에 따르면 이들 기관의 부채액은 평균 4% 늘어난 상황이었다. 한국전력의 부채액은 7.5%, 도로공사는 3.3% 증가했다.
성과급과는 별도로 기관장의 업무추진비 사용 역시 지나치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업무추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곳은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 3309만 원이었다.
게다가 이들 기관이 접대비로 사용한 돈은 평균 5억2000만 원을 넘겼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은 접대비 법정한도액(2억9120만 원)을 7100만 원 넘겨 사용했다.
금융 관련 공공기관들은 정부가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수준을 넘긴 외부강연료를 받아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금융 관련 공공기관들은 총 1541건의 외부강연을 통해 강연료 6억3000만 원을 받았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이른바 빅3의 비중이 67%를 차지했다.
■무이자 학자금 대출은 기본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지난 3년간 성과급으로 2조874억 원을 지급하고 무상·무이자 학자금(2771억 원), 복지포인트(2530억 원), 콘도·골프회원권(558억 원) 등으로 '직원복지 종합선물세트'를 제공했다고 공개했다.
문제는 공공기관들과 공기업들의 부채가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음에도 이 같은 일들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국토교통위 소속 민주당 김관영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공기관들의 부채 총액은 493조 원으로 국가채무 480조 원을 넘어섰다.
김 의원은 "30대 공공기관이 지급한 지난해 이자는 무려 6조7897억 원이었다. 하루 이자로 185억 원씩 꼬박꼬박 내고 있다. 이자 지급액 1위를 차지한 한국전력의 경우 2조3000억 원에 달한다"면서 "이 정도 빚이면 민간기업이라면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갔을 것이다. 공기업 부채는 결국 국민의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공기업 가운데 기강해이가 도를 넘은 경우도 있었다.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새누리당 이현재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미주지역 무역관장으로 부임한 A 씨는 10개월 동안 여직원들을 20여 차례 성희롱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딸을 무역관에 취업시킨 뒤 급여를 과다하게 지급한 비위도 확인됐다. 코트라는 A 씨를 본사로 소환한 뒤 강등조치했다.
200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산업통상자원부 및 산하 공공기관에서 총 32건의 성범죄가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20건은 감봉 등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국전력은 성폭행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원에게 정직 6개월의 징계조치만 내리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온정적인 처벌 관행으로 기강 문란이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방공기업도 부채비율 위험 수준
지방공기업들의 부채가 위험수준에 올라왔다는 자료도 있다.
안전행정위 소속 민주당 백재현 의원이 안전행정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국 137개 지방공사·공단의 부채는 52조4344억 원에 부채비율은 145%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2012년 말 기준).
부산시 소재 지방공기업 7개의 부채비율은 77%(전국 12위)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하지만 금강공원, 태종대공원, 부산시민회관 등을 관리하는 부산시설공단의 부채비율은 757%(부채액 271억 원·지난해 기준)로 위험수위를 넘어섰다. 부산시설공단은 부채비율 전국 3위를 기록했다.
백 의원은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32조4378억 원에 비해 무려 배 가까이 늘어날 정도로 지방공기업의 부채 증가가 지방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