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직 많은 해양과기원
- 순직 아닌 경우에도 인정

- 부산항보안公 배우자 채용

현대자동차가 단체협약을 통해 '고용세습' 조항을 넣어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부산지역 공기업이나 부산으로 이전 예정인 공공기관들도 단체협약이나 인사규정에 고용세습 조항을 포함시킨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고용세습'이란 사망하거나 장애를 입은 직원을 대신해 가족을 우선 채용하는 것으로, 능력 외의 조건으로 그 가족에 특혜를 주고 다른 구직자들을 차별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특히 이날 공개된 국정감사 자료에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연구분야임에도 연구자 등이 공무상 이외의 일로 사망하는 경우에도 자녀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이날 공개한 자료를 보면, 한국해양과학기술원(2015년 부산 영도 이전)은 단체협약을 통해 직원이 순직하지 않은 '일반사망'의 경우에도 고용세습을 하도록 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양과학기술원은 업무지원 분야를 제외한 대부분 직종이 전문연구 분야(박사)여서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다. 다른 공기업의 경우 단순 노무직이나 사무직도 더러 있는 데다 순직한 경우에 '고용세습'이 이뤄진 반면, 해양과기원은 순직도 아닌 상황에서 이 같은 조항이 포함된 것이다.

해양과기원 관계자는 "단체협약 사안이어서 노사 협의를 거쳐 개선하겠다"고 해명했다.

부산대병원은 단체협약을 통해 '업무상 부상'(공상)을 입은 직원이 근무할 수 없는 경우에 자녀를 특별채용하도록 규정했다.

부산시 산하 공기업 중에는 부산교통공사와 부산시설공단이 단체협약에 직원이 업무상 재해를 입어 사망하거나 퇴직하면 배우자나 직계가족이 임용자격을 갖출 경우 고용한다는 조항을 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수산부 산하 (주)부산항보안공사는 2010년 인사내규를 통해 직원이 순직하자 배우자를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용했다. 인사내규에는 자녀만 특채할 수 있다고 돼 있었지만, 순직한 직원의 자녀가 나이가 어려 대신 배우자를 뽑았다는 것이다. 부산항보안공사는 "기타 사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한 자를 임용할 수 있다"는 내규의 다른 조항을 근거로 삼았다고 김 의원 측이 전했다.

보안공사 관계자는 "회사에 예산이 적어 유가족 요구를 모두 들어줄 수 없었고 자녀들의 나이가 너무 어렸다. 배우자를 계약직으로 채용했고 현재 무기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