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대통령 해외순방 기간 준비
- 귀국 후 재가 받았다는 설도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에 휘말린 서초동(대검찰청 위치)은 말 그대로 혼돈이었다. 16일 종일 각종 설이 난무했다. 특히 채 총장에 대한 내부사찰 의혹이 제기되는가 하면, 채 총장이 사찰 의혹이 일고 있는 간부급 검사를 감찰하라고 지시했다가 돌연 번복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했다.
이날 오전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청와대와 국정원이 채 총장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박 의원의 이 같은 주장에 서초동은 크게 술렁댔다. 반신반의하면서도 사태가 점점 미궁으로 빠지는 상황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채 총장이 김광수 공안2부장에 대한 감찰을 전격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자 서초동은 또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사의를 표명했지만 수리하지 않고 감찰을 계속하겠다는 법무부의 강경조치에 채 총장이 정면으로 맞서는 형국이 조성된 탓이다. 법무부와 검찰의 충돌을 피할 수 없는 분위기가 형성될 정도로 파장이 컸다. 지난해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최재경 전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을 때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는 걱정도 나왔다.
대검 대변인은 오후 2시20분께 "감찰과 관련한 사항이라 확인해주기 어렵다"는 애매한 입장을 밝힌 뒤 한 시간 만에 "채 총장이 김 부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직접적으로 지시한 바가 없다"며 언론 보도를 부인했다.
감찰 지시 번복 논란을 받고 있는 채 총장은 '둥지를 깨끗이 하고 이미 떠난 새는 말이 없다'는 말을 대검 간부들에게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채 총장이 청와대가 자신을 불법사찰한 정황에 대해 강력하게 맞대응하려고 했지만, 이미 사의를 표명한 자신의 입장과 정치적인 논란 등을 고려해 감찰 지시를 번복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검찰에 대한 '배후조종설'도 잦아들지 않았다. 채 총장이 지난 8일 황교안 법무장관을 만나 "감찰을 계속 주장하면 임명권자의 불신임으로 알고 사표를 내겠다. 이는 검찰의 중립성, 독립성의 문제"라고 입장을 밝힌 후 홍경식 민정수석도 만나 같은 뜻을 전했지만 청와대가 감찰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이래서 청와대 연루설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해외 순방에서 돌아오기 전부터 황 장관이 청와대 민정라인에 채 총장 감찰을 준비했다가 박 대통령 귀국 후 최종 재가를 받아 감찰 지시를 발표했다는 것이다. 김기춘(청와대 비서실장)-홍경식(청와대 민정수석)-황교안(법무부 장관) 라인이 검찰 내 '반 채동욱' 라인과 연대해 감찰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