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 이후 장외투쟁의 강도를 높이겠다고 선언한 민주당이 실질적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할 수 있는 묘책을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국정조사가 진상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미완'으로 끝난 데다가 국정원과 경찰, 여권의 '커넥션 의혹'이 추가로 드러났다는 판단에 따라 대여(對與) 투쟁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어야 한다는데 대해선 당내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더군다나 장외로 뛰쳐나가면서 내세웠던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와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개혁 등의 요구에 대해 여권에선 어느 것 하나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결산국회, 정기국회를 앞두고 있다고 해서 빈손으로 '회군'을 결정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한길 대표가 지난 23일 4차 대중집회에서 "민주주의가 회복되는 그날까지 여기 광장에서 노숙하면서 천막을 지키겠다"며 배수진을 친 것도 이런 당내 기류를 반영한 것이다.
하지만 투쟁의 강도를 높이더라도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고 여론을 주도할만한 '묘안'이 없다는 데 고민이 있다.
당내에선 향후 투쟁 방식과 관련해 당 대표 단식 또는 릴레이 단식 투쟁, 지도부 삭발 투쟁, 전국 순회 투쟁, 광화문에서의 미니 의총 개최 등 여러 가지 구체적인 아이디어도 거론되고 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2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하게 투쟁하자고 이야기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면서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보면단식, 삭발 등 구태의연한 아이디어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더욱이 8월 한 달간 잇따라 주말집회를 가졌던 서울광장도 9월에는 주말마다 행사나 집회 예약이 이미 꽉 찬 상태라 주중으로 집회 날짜를 옮기거나 주말에 할 경우 다른 장소를 물색해야 하는 현실적 어려움도 있다.
정호준 원내대변인은 "서울광장 스케줄 때문에 4차 국민보고대회처럼 청계광장을 이용하든지 다른 곳을 물색해야 할 것 같다"면서 "국민보고대회는 계속 해야 하니까 가급적 광화문 일대나 시청 일대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현재 여야간 대치국면이 계속된다면 정기국회가 열리더라도 최소한 추석 연휴까지는 국회 밖에서 싸울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장외투쟁을 시작할 때 요구한 사항에 대한 아무런 반응이 없는데 아무 일도 없었던 듯 국회로 돌아가 법안을 심사할 수는 없지 않느냐"라며 "장외투쟁은 추석 이후에도 계속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권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민주당 내부에서는 강경투쟁 목소리가 높아가고 정국정상화의 기회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국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